제56장
강서준은 차분히 입을 열었다.
“제 동생 문제로 얘기하러 왔어요. 다인이가 계속 선생님과 함께 지낼 순 없으니까요.”
이석훈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그래서요?”
“정말 다인이를 위하신다면 더 이상 부추기지 말아 주세요. 이 사실이 우리 큰형에게 알려지면 다인이는 육씨 가문에서 사실상 감금될 겁니다. 게다가 한 달 뒤에 있을 수능 준비에도 큰 방해가 되겠죠. 수능 전까지만이라도 모두가 서로 건드리지 않는 게 다인이를 위해서도 좋을 겁니다.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이석훈은 느긋하고도 약간 오만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강서준 씨는 저와 이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다인 학생을 억지로 설득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부활전 때 그쪽 회사에 벌어진 일이 또다시 생길 테니까.”
강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일... 그쪽이 한 짓이었어요?”
부활전 당시 강서준과 넷째 강하늘은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날 회사에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둘 다 대회를 포기해야만 했다. 그 뒤로도 강하늘은 여전히 드라마 문제로 촬영지에 머물며 상황을 정리하느라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강서준은 이석훈을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당신 대체 누구죠? 왜 다인에게 접근했습니까? 무슨 목적이죠?”
‘평범한 보건실 선생님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무슨 이유로 일부러 우리 다인이에게 접근했을까?’
이석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쪽이 알 바 아닙니다. 어쨌든 다인 학생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가족분들 중 누구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강서준은 목이 타들어 가는 듯 말했다.
“하지만 다인이는 결국엔 동의할 겁니다. 어제는 화가 나서 그렇게 행동했을지 몰라도 다인이는 원래 착한 아이예요.”
그러자 이석훈은 강서준을 비웃으며 쏘아붙였다.
“다인 학생은 어제 생리 중이라 비 맞으면 안 되고 찬물에 닿아도 안 되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그쪽들이 한 짓은 뭐였죠? 그런 사람들이 다인 학생이 착한 걸 운운할 자격이나 있나요?”
강서준은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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