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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강다인의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화면을 확인해 보니 둘째 오빠 강서준이었다. 강다인은 휴대폰를 무음으로 전환한 뒤 받지 않았다. 한편 강서준은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 휴대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강별에게 말했다. “다인이가 전화를 안 받네.” 강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형, 내가 말했잖아. 다인이가 요즘 엇나가고 있다고. 그런데 형은 자꾸 다인이를 감싸기만 했잖아. 오늘은 나랑 지우한테까지 손을 댄 거 알아?” 강서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도 전에 다인이한테 손찌검했잖아. 그걸로 쌤쌤인 거 아냐?” “그게 같아? 나는 다인이 오빠야! 그리고 지우는 걔한테 아무 짓도 안 했다고!” 강서준은 다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아. 그런데 다인이가 예전처럼 쉽게 설득당할 아이가 아니란 것도 알잖아. 우산이 필요하면 기사에게 부탁하면 되지 꼭 다인이가 들고 있는 우산을 가져야 했어?” 강별은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한 채 대꾸했다. “시간 아끼려고 그랬던 거라고! 그리고 다인이 혼자서 저렇게 큰 우산이 왜 필요해? 걔는 우산을 안 주는 것도 모자라서 우리를 때리기까지 했잖아!” 집으로 돌아온 강별은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다짐이라도 한 듯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안 되겠어. 문자를 보내야겠어.” [강다인, 너 지금 어디야?] 그런데 문자를 보낸 직후 화면에 상대방에게 삭제당해서 문자를 보낼 수가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 강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이를 악문 채 소리쳤다. “나를 삭제했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강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경고했잖아. 다인이한테 더 이상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너 지금 격리 중이잖아. 괜히 다인이가 신고라도 하면 너 벌 받을 수도 있어.” “신고? 내가 걔를 왜 두려워해야 해? 나도 이제 걔 동생으로 안 쳐!” 강별은 검게 질린 얼굴로 휴대폰을 던져버렸다. 자신이 삭제당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강서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다인이가 지금 사춘기라 예민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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