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강다인은 눈을 내리깔고 화난 눈빛을 감추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니까 방금 오빠가 말한 이제 나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게 이런 거였어?”
강서준은 답답한 듯 말했다.
“내가 이러는 건 다 너를 위해서야! 가족끼리 갈등이 좀 있다고 한들 그게 대수야? 대화로 해결하면 될 일을 꼭 이렇게 집을 나가서 우리를 몰아붙여야겠어?”
또다시 ‘너를 위해서’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전생에도 강다인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렇다면 왜 강다인은 버려지고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했던 걸까?
강다인은 아무 말 없이 얼굴을 굳히고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금 그녀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은 수능이라는 목표였다.
이석훈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큰일이 없었지만 강서준이 진지하게 나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차에 올라탄 강다인은 이석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저 먼저 집에 들어가요. 나중에 얘기할게요.]
강서준은 그녀가 차에 타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역시 강다인은 지금 단순히 화를 내는 중이었다. 그가 조금 숙이고 들어가자 바로 꼬리를 내리는 걸 보니.
강서준은 앞으로 강다인에게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 강다인이 김지우만 편애한다고 느끼지 않을 테니까.
집에 도착한 뒤 강다인은 차에서 가장 먼저 내렸다.
그녀는 옆에 있는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고 방으로 향했다.
강서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준 오빠, 언니도 곧 오빠의 진심을 이해할 거예요.”
김지우가 커다란 곰 인형을 안고 힘겹게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강서준은 김지우의 얌전한 모습에 무심히 말했다.
“다인이가 너처럼 말 잘 듣고 착했으면 정말 좋겠다.”
김지우는 고개를 숙이며 한껏 얌전한 표정을 지었다.
저녁 식사 시간 강다인은 강별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식탁에는 강서준과 김지우만 앉아 있었다.
강다인이 말없이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려 할 때 강서준이 배를 잡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강서준은 늘 위장이 약해서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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