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5장

강다인은 한없이 냉정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이 집을 떠나고 싶었다. 한편 강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 그럼 당장 나가 봐. 네가 강씨 가문을 떠나서 제대로 살 수 있는지 두고 보자!” 강서준은 참다못해 말했다. “그만해, 강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형, 강다인이 먼저 이 집을 떠나겠다고 한 거잖아! 우리가 아니라 저쪽에서 우리를 필요 없다고 한 거라고!” 강별은 눈시울이 붉게 물들고 감정이 유난히 격앙되어 있었다. 오늘 그가 먼저 사과까지 했는데도 강다인이 이 집을 떠나겠다고 하니 혹시 오빠인 그가 무릎이라도 꿇어야 그녀가 만족하는 건가 싶었다. 이때 김지우가 다가와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말했다. “별이 오빠, 화내지 마세요. 다인 언니가 그냥 농담한 거겠죠. 제가 보충수업을 못 받으면 어때요. 가정교사가 있으니 저는 정말 만족해요, 진짜로요.” 강별은 여전히 강다인을 향해 날 선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지우 좀 봐, 얼마나 착해. 그런데 넌? 자신을 돌아본 적이 있기나 해?” “별이 오빠, 그만해요. 우리 가요. 저 게임에 관해 물어볼 게 좀 있어요.” 김지우는 강서준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서준 오빠, 저희 갈게요.” “그래, 가봐.” 강서준은 그런 김지우의 모습에 마음이 또 약해졌다. 김지우는 원래 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지만 팀 훈련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면서도 이렇게 가족 갈등이 있을 때마다 중재를 해왔다. 강다인과 비교하면 김지우가 훨씬 더 착하고 이해심이 많아 보였다. 강서준은 강다인을 바라보며 실망한 눈빛으로 말했다. “별이 말은 좀 심했지만 네가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넌 그래도 강씨 가문의 일원이야.” 강다인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내 생각에는 내가 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강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인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가족이 예전처럼 다 같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 ‘예전처럼?’ 강다인의 눈빛이 한순간에 지쳐 보였다. 그녀는 이 말에 답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 단지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불가능해.” 강다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뒤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지난 생처럼 비참하게 모든 걸 바치고도 결국 버림받는 삶을 다시는 살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그 뒤로 강다인은 오빠들과 냉전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홀가분했다. 더 이상 그들을 상대할 필요가 없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팀 부활전이 열릴 날이 다가왔다. 이번 주 토요일이었다. 며칠 동안 김지우는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프다고 했지만 강다인은 그녀가 경기 준비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강다인은 혼자 식사를 하고 혼자 학교에 갔다. 그 어떤 일도 그녀의 일상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강서준이 그녀 곁에 다가와 경기 티켓 한 장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늘 오후에 열리는 경기야. 너도 가서 가족들에게 응원 한마디라도 해 줘.” 강다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았어.” 그러나 그녀가 경기 준비 상황을 묻지도 않고 무심한 태도로 반응하자 강서준은 다시 한번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지우가 경기 준비를 위해 학교까지 쉬며 노력하는 모습과 비교해 강다인의 무관심은 더욱 차가워 보였다. “다인아, 너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우리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야.” 강서준은 더는 말하지 않고 바로 거실을 떠났다. 한편 강다인은 그의 말에 역겨움을 느끼며 입맛이 뚝 떨어졌다. 이 집을 떠나겠다는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경기 티켓을 집어 들었다. 그 경기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이번에 그녀 없이 강별의 팀이 어떻게 실패하는지 직접 확인할 작정이었다. 강다인은 경기 티켓을 찍어 이석훈에게 보냈다. [오늘 오후에 경기 보러 갈 거라서 게임은 못 할 것 같아요.] 원래 주말에 함께 게임을 하기로 약속했었다. 이석훈은 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 답장을 보내는 그의 옆에서는 누군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메시지를 엿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고준성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나도 보여 줘, 형. 진짜 너무해.” 이석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눈 필요 없냐?” “형, 그렇게 심각하게 굴지 마. 죄책감이 들면 그냥 보상해 주면 되잖아. 근데 왜 계속 옆에 붙어서 그러는 건데?” 이석훈은 긴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쥔 채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그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곁에서 지켜볼 거야.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유롭게 살 수 있을 때까지.” 그러자 고준성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럼 걔가 커서 연애도 하고 결혼해서 애 낳는 것도 지켜보겠다는 거야?” 이석훈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 “그럴지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오빠들은 편파적이고 믿을 수 없었기에 그녀는 홀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잠시 후 이석훈은 자연스레 대화 주제를 바꿨다. “오늘 오후 경기 티켓 있어?” “형, 부활전 경기에도 관심 있어? 석민이는 이미 결승전에 올라갔잖아!” “말이 많네. 경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 이석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강다인이 더는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는 곁에 머물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그녀의 부모님이 살아 있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 강다인은 곧장 팀 배틀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 밖에는 팬들이 잔뜩 모여 응원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그중에는 강씨 가문의 팀, 강인 크루를 응원하는 팬들도 있었고 심지어 김지우 개인 팬들도 보였다. 최근 몇 달 동안 강하늘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덕분에 김지우는 이미 작은 유명세를 얻은 BJ가 되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 예쁜 외모와 달콤한 말투, 그리고 살가운 태도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겉으로는 순진무구한 척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기술이었다. 강다인은 팬들이 든 플래카드를 잠시 바라보았다. 한때 그녀도 강인 크루의 굿즈를 잔뜩 사 모으고 팀 관련 소식을 열심히 공유하며 팬 카페를 운영했던 기억이 스쳐 갔다. 그러나 지금은 무표정한 얼굴로 티켓을 건네고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자리로 향한 강다인은 무대 위 선수들이 앉게 될 자리를 바라보다 순간 멍해졌다. 전생에 그녀는 바로 저 자리에 앉아 팀을 이끌며 부활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적이 있었다. 그 승리는 매우 힘들게 얻어낸 것이었다. 그 당시 상대 팀은 실력도 뛰어나고 경기 내내 안정적으로 플레이했다. 하지만 강별은 달랐다. 기술은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고 경기 흐름을 어지럽히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자존심이 강하고 남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성격도 문제였다. 경기장 조명이 빛나며 출전팀들이 하나둘씩 입장하기 시작했다. 양쪽 팬들은 응원 함성을 터뜨리며 누가 더 큰 소리를 내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열기를 더했다. 강다인은 차분히 앉아 있다가 강별과 김지우가 팀의 선두에 서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마치 한 가족처럼 보였다. 하지만 강별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강다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강서준과 강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팀 훈련에 참여하고 중요한 경기에는 빠지지 않았다. 무대 위에 있는 강별은 표정이 정말 어두워 보였다. 그는 강서준과 강하늘이 갑작스럽게 약속을 깨고 나타나지 않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김지우가 옆에서 조심스레 말했다. “오빠, 서준 오빠랑 하늘 오빠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어쩔 수 없어요. 두 분 다 회사 대표고 프로 선수는 아니잖아요.” 강별은 불만스럽게 대꾸했다. “네가 뭘 알아. 우리가 같이 훈련을 얼마나 했는데 경기를 하루 앞두고 빠져? 이러면 우리가 어떻게 이겨?” 김지우는 강별의 불만스러운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 우리 팀원들도 다들 실력이 좋아요. 같이 훈련한 만큼 호흡을 맞추면 분명 이길 수 있을 거예요.” 김지우는 강별이 불만을 드러내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더라도 차분히 말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그녀가 강별 곁에서 지지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은 강별로 하여금 김지우를 더욱 마음에 들어 하게 만들었다. 이런 태도는 결국 그녀가 서서히 강다인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강별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 다른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갑자기 강다인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지우야, 이런 상황에서 강다인이 팀에 있었다면 더 나았을까?” 그 말에 김지우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굳었다. 강다인 이야기가 또 나오자 그녀는 속에서 분노가 치밀었다. 이토록 열심히 훈련하고 학교까지 빠져가며 준비했는데 겨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강다인에게 밀린다는 생각이 그녀를 더욱 화나게 했다. 그때 김지우는 관객석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 “오빠, 다인 언니가 경기 보러 왔어요.” 김지우가 쳐다보자 주변 관중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강별 역시 관객석에서 강다인을 보자 눈빛이 밝아졌다. 강다인이 결국에는 왔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