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장
강다인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건 다르지. 레몬 님이 강씨 일가 사람들에게 그런 대우를 받았는데, 누가 참을 수 있겠어?”
이석훈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러니까 말이야. 어떤 일들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그렇긴 하지.”
고준성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이석훈을 바라보았다. 이석훈이 마음이 심란해서 담배를 피우다니.
지난번에 그가 담배를 피웠던 것은, 그들이 창업한 회사가 상장 직전에 스파이의 배신 때문에 위태로워졌을 때였다.
그동안 고준성은 이석훈이 차분하게 전략을 짜는 모습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고준성은 어떠한 예감이 들었다. 강다인이 이석훈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사람이 된 걸지도 몰랐다.
같은 시각, 강다인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서 자기 얼굴을 주무르고 있었다.
아까 용기를 냈던 것만큼 지금은 소심해졌다.
고백이 충동적인 일이라는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녀의 실수로 두 사람 사이는 어색해질 것이다.
아까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용기를 내 그런 말들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어떡한단 말인가?
화장실에서 나가면 이석훈의 얼굴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
너무 부끄러웠다.
강다인은 화장실에 아주 오랫동안 있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강다인은 그제야 안에서 나와 자리를 양보했다.
세면대로 걸어간 그녀가 풀이 죽은 얼굴로 손을 씻었는데 이때 옆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인 언니, 다인 언니도 여기 있었어?”
고개를 든 강다인은 김지우를 발견했다.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김지우를 무시한 채 계속 손을 씻었다.
김지우는 강다인을 훑어보았다. 여우 가면을 본 순간 뭔가를 떠올린 김지우는 질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무대 중앙에서 춤추던 사람 언니였어?”
강다인이 그런 춤을 출 줄 알다니, 뜻밖의 일이었다.
강다인은 손에 묻은 물기를 털었다.
“그게 너랑 뭔 상관이야?”
“언니가 바에 와서 다른 남자들이랑 애정 행각을 벌인 걸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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