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그 한마디가 도화선이 된 듯 박시훈이 주먹으로 벽을 세게 내리쳤다.
그의 이마엔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고, 두 눈은 금방이라도 피를 흘릴 듯 시뻘게져 있었다.
흉흉한 눈에 가득 들어찬 증오는 뒤늦게 박시훈을 따라온 허경태가 주춤할 정도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허경태도 박시훈의 이런 모습을 오랫동안 못 봐서 거의 잊고 있었다. 박시훈이 이렇게 살벌한 모습을 보일 땐 언제나 누가 엮여 있었는지.
박시훈에게 조심스레 다가간 허경태가 슬쩍 물었다.
“시훈아, 서윤아한테 무슨 일 생겼어?”
그에 박시훈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흉흉한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허경태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오직 고민지만이 이런 상황에 박시훈에게 칭얼거렸다. 그녀는 내심 자신의 생각이 맞을 거라고 여기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러곤 박시훈의 옷깃을 살짝 잡아끌며 말했다.
“시훈 오빠, 혹시 나 때문에 윤아 언니랑 싸운 거야? 그러지 마~ 다 내 잘못이야.”
하지만 박시훈은 흉흉한 기세를 거두지 않았고 거칠게 말했다.
“꺼져.”
고민지는 박시훈에 자신에게 이렇게 무서운 얼굴로 험한 말을 할 줄 생각도 못 하고 놀라서 흠칫 몸을 떨었다. 하지만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런 고민지는 눈에도 안 들어오는지 박시훈은 그저 전화 너머의 고수혁에게 짓씹듯 말을 뱉었다.
“너 잘 들어. 윤아는 8년 전에도, 8년 후에도 나만 사랑해. 네가 아무리 빈틈을 노리고 구슬려도 윤아가 너랑 결혼할 일은 절대 없어.”
그에 고수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 경고 섞인 박시훈의 말은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는 듯 말했다.
“그래, 그럼 결혼식 때 보자?”
그리고 전화는 곧바로 끊어졌다.
박시훈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다시 미친 사람처럼 서윤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가 다시 연결되는 일은 없었다.
허경태는 그런 박시훈을 가만히 보다가 결국 인과응보라는 생각을 했다.
병원에서 박시훈이 질렸다고 말한 순간부터, 그는 박시훈에게 언젠가 이런 일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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