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주한준은 무심하게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남 팀장, 말이 과해요. 어젯밤의 파티 일로 이 바닥 사람들은 Stack 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예 프로그래머가 남진아라는 걸 다 알게 됐는데, 투자자에 불과한 내가 어떻게 분부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몹시 담담했다. 평온하다 못해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조롱이 가득했다.
“주 대표님, 과찬이시네요.”
나는 사무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것들은 다 헛된 것들이죠. 어디 주 대표님께서 주시는 돈만큼 실질적이겠습니까? 걱정마세요, 언제가 됐든 영한은 언제나 저희의 은인이십니다.”
사무적인 말을 하는 것 뿐이지 않은가, 나도 할 줄은 알았다.
주한준은 내가 이렇게 대꾸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지만 남 팀장의 행동은 말 하는 것에는 영 못 미치는 것 같은데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주 대표님?”
“뭘 알면서 굳이 묻죠, 남 팀장?”
주한준은 곧바로 나를 콕 집으며 질책 어린 눈빛을 했다.
나도 딱히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엄숙하게 말했다.
“주 대표님, 저희는 단 한번도 대표님과 임 팀장에게 대충 대한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인물 디자인과 설정을 바꾸려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주한준은 시선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럼 경제금융학과 남주인공을 호구 이미지로 설정한 건 적절합니까?”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당연히 주한준에게 이런 설정을 한 게 개인적인 원한이 담겨 있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지금까지 개발된 마당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영은도 주한준의 불쾌함을 알아챈 듯 해명했다.
“주 대표님께서는 아량이 넓으신 분이지 않습니까? 설마 진짜로 저희가 대표님을 겨냥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주한준은 뚫어지게 나를 쳐다봤다.
“남 팀장은 그 캐릭터를 딱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마음속에 별안간 경보음이 울렸다.
“제가…요?”
“호구짓을 몇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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