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이내 나는 제안서를 오영은에게 건네주었다. 제안서를 다 본 오영은은 입술을 삐죽였다.
“이럴 줄 알았어. 파티 일이 이렇게 간단히 끝날 리가 없지.”
나는 오영은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를 쳐다 본 그녀는 긴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톡 두드렸다.
“이건 네가 파티에서 자기보다 잘 나갔다고 괜히 트집 잡으러 온 거야.”
나는 있는 그대로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일을 주한준이 본다면 임지아가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겠죠.”
오영은도 그 점을 알아채고는 짜증을 냈다.
“프로젝트를 자세히 읽기만 했다만 이 고고한 인물 컨셉은 이미 예대 남자 주인공한테 줬다는 걸 알았을 텐데. 아니, 솔직히 어느 게임에서 고고한 엘리트가 둘이나 있어, 이건 장난하자는 거야 뭐야?”
임지아는 당연히 우리와 게임 캐릭터 이미지가 겹친다는 이야기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오영은은 그 말에 머리를 마구 잡아 뜯었다.
“이 일에 반드시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거지?”
우리는 역시 마음이 잘 맞았다.
“기왕 제안도 했으니 그에 맞는 대체도 이미 생각했겠지?”
오영은은 정말로 나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임지아의 그 두 건의에 만약 그대로 거절한다면 또 주한준에게까지 일이 커질 거고 해결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건의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고 할 테니 진퇴양난이었다.
꽤 난감한 일이었다.
“임지아도 아마 그 걸 노렸을 거야.”
오영은은 턱을 괴며 생각에 잠겼다.
“게임 캐릭터 설정과 디자인은 우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미 결정된 사항이니 지금 이건 너무 선을 넘고 있는 행동이야. 내가 보기엔 임지아는 영한을 대신해 이미지를 지키겠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고 이 기회를 빌려 우리랑 제대로 한 판 붙으려는 걸거야.”
오영은은 임지아의 속이 너무 시커멓다는 생각이 들어 단호하게 결단을 내렸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캐릭터 이미지가 전체 게임 맥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잖아. 고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해. 만약 이 일이 새어나가기라도 하면 프로젝트 담당자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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