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주한준과 임지아는 바로 맞은 편에 자리해 있었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거물들이라 명성 하나 없는 프로그래머인 나는 눈치껏 병풍 노릇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Stack와 책임자가 함께 등장했다. 두 사람의 자리는 풍민호 옆으로 안내됐고 주한준과 임지아와 몹시 가까웠다.
임지아도 아마 Stack의 정체를 알아챈 듯 이 기회를 빌려 Stack에게 명함을 건넸다.
아주 평범한 행동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Stack 같은 세계적인 프로그래머는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임지아는 너무 적극적으로 군 탓에 지금은 되레 조급해 보였다.
다행히 Stack도 어려운 사람은 아니라 명함을 받은 뒤 예의상 한 번 훑어본 뒤 옆에 있는 비서에게 넘겨주었다.
나름 임지아의 체면을 내치지는 않은 셈이었다.
임지아는 몹시 기분이 좋은 듯 그다지 정확하지 않은 영어로 Stack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내용은 우리가 개발 중인 게임과 관련되어 있었다.
Stack는 이야기를 들은 뒤 조금 흥미를 보이더니 이내 화제를 돌려 물었다.
“그 게임에 대해 풍 대표님한테 들어본 적 있어요. 듣자하니 백엔드를 구축한 프로그래머가 남진아 씨라면서요?”
그의 말이 끝나자 임지아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
나는 Stack가 나를 언급할 줄은 몰랐다.
오히려 엄겨울이 빠르게 반응하며 먼저 Stack에게 인사를 건넸다.
“만나고 싶어하시는 남진아가 바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Stack가 나를 향해 탐색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눈앞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고 나는 적극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Stack, 전 남진아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Stack는 나를 몇 번 훑어보더니 잠시 사색에 잠겼다.
“역시 당신이었군요, 진아 씨. 2년 뒤에 이런 장소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나는 조금 놀랐다.
“Stack, 나를 아직 기억해요?”
우리는 한때 입학 관련한 문제로 몇 번 메일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물론이죠.”
짙은 눈썹에 큰 눈의 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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