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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장

임지아는 내 설명을 듣고는 기뻐하며 주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임지아의 기쁨에 겨운 달콤한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얼마 전, 그녀가 탕비실 밖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나는 어쩐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그러면 내가 돈을 버는 속도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주한준에게 커플 공간 프로그램을 보내주자, 그가 또 내게 400만 원을 보내주었다. 나는 창밖의 바람 소리를 들으며 고모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월급을 받았어요. 고모에게 새 옷을 두어 벌 사 드리고 싶으니, 내일 저 만나러 한 번 들르세요.." 고모부는 평소 고모에 대한 애정이 깊으니, 고모에게 새 옷을 사주고 싶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심화연에게서 전화가 왔다. "진아야, 나 스킨케어 화장품이 다 떨어졌어. 너 내일 시간 있어? 나랑 쇼핑하러 같이 가자." 나는 사실대로 말했다. "미안해요, 아주머니. 저 내일 약속이 있어요." 심화연은 실망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럼, 다음에 만나."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매우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다. 내가 일부러 거절한 줄 알고 기분이 나빠진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나도 기꺼이 심화연을 달랬겠지만, 지금은 그러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나는 약속대로 백화점에 도착해 남성복 코너와 아동복 코너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마지막에 두툼한 갈색 남성 패딩을 하나 골라 결제했다. 돌아서자마자 뒤쪽에 서 있던 조현아랑 임지아를 보게 되었다. 조현아는 기억력이 아주 좋은 듯, 빙그레 웃으며 내게 인사했다. 임지아도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선배, 엄 교수님에게 선물할 외투를 골랐어요?” 나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막 자리를 뜨려던 순간, 조현아가 내게 물었다. "남 팀장 집에 아이도 있어요?" 내가 어리둥절해하며 조현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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