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엄겨울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진아야, 우리 그렇게 돈 계산에 명확할 필요 있어?"
엄겨울이 하도 자연스럽게 말해 나는 그에게 책값을 주는 것이 우리의 우정을 모독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오영은도 예전에 내가 너무하다고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나는 융통성 있게 행동하기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엄 교수님, 진아 선배님."
갑자기 때아닌 부드러운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정말 우연이네요."
옆으로 몸을 돌린 나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주한준과 임지아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자료 서적 몇 권을 든 주한준이 임지아의 옆에서 조용히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매우 어두웠다.
입가에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비웃음을 띠고 있었다.
임지아는 게임 프로그래밍에 관한 자료를 찾으러 서점에 왔다.
주한준은 말할 것도 없이 임지아를 따라왔고 말이다.
두 사람은 서점을 한참 동안 돌아다녔지만, 쇼핑 리스트에 있는 게임 백엔드 구축 가이드 서적을 찾지 못해 조급해하고 있었다.
"엄 교수님도 진아 선배님이랑 책을 고르러 왔어요?"
임지아가 큰 눈을 반짝이며 엄겨울을 바라보았다.
"추리서적이군요.”
엄겨울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우연히 만났어요."
엄겨울이 말을 마치자마자 맞은편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 보니 주한준이 보였다.
서로 시선이 부딪치자 나는 못 본 척하고 얼굴을 돌려 책꽂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맨 윗줄의 왼쪽에서 두 번째 줄에 있어요."
임지아는 어리둥절해했다.
"뭐가요?"
"임 팀장이 찾는 자료 서적이요."
임지아는 내가 가리키는 곳을 올려다보더니 조금 뒤, 깜짝 놀라며 말했다.
"정말 대단해요, 진아 선배님."
나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이 서점은 대학가에 연 지 칠팔 년은 되어 대학에 다닐 때, 나랑 주한준이 적지 않게 들렀었다. 나는 이곳의 프로그래밍 서적을 거의 다 읽어보았으니, 책의 위치를 모를 리 없었다.
자료 서적을 찾은 임지아가 고마운 얼굴로 말했다.
"선배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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