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2장
“남 매니저…”
임지아는 순간 목이 꽉 메어왔다. 잠시 후, 그녀는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제 알겠어요. 이게 다 당신이 일부러 한 짓이죠? 왜요? 설마 주주총회에서 주씨 가문에게 모습을 보이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남 매니저, 잊지 마세요. 남 매니저가 그렇게 오랫동안 한준 씨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한준 씨는 당신에게 마음을 조금도 열지 않았다는 것을요.”
임지아가 이렇게 히스테리를 부리며 나와 대치상태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붉게 상기된 채 눈동자에는 경멸과 오만함이 가득했다.
임지아는 나를 쳐다보고, 나도 그런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런 눈맞춤이 몇 초 동안 지속된 후,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 그저 하나의 장식품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말에 임지아는 어리둥절해했다. 그녀는 두 눈을 깜빡이고 있었는데 왠지 자신감이 떨어진 것만 같았다.
“그럼 계속 노력해서 당신이 그렇게 꿈에 그리던 주한준의 와이프가 되도록 노력하세요.”
말을 마치고, 나는 휴지를 똘똘 뭉쳐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밖으로 나가려는데, 임지아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설마 남 매니저는 한준 씨의 와이프가 되고싶지 않은 거예요?”
그 말에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한껏 비웃었다.
“주 대표님이랑 프로젝트를 어떻게 감히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말을 마치고 화장실을 나가려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주한준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언제부터 여기에 서 있었는지, 또 무엇을 얼마나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생각에 나는 재빨리 시선을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앞으로 걸어갔다. 주한준이 내 옆을 지날 때, 나는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주 대표님. 회사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주한준이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길고 긴 복도 끝으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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