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다음날, 회사에서 임지아와 마주쳤다. 임지아는 한껏 창백하게 상기된 얼굴에 눈 밑까지 새파래졌다.
임지아는 원래 몸집이 작은데다 피부도 하얬는데 지금 보니 병이 든 사람마냥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 같았다.
초라하고 가여웠다.
한편, 오영은은 임지아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캡쳐해 나한테 보내주었다.
쓸쓸한 사진에 “당신이 사리에 밝은 건 그저 당신을 아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겠죠?”라는 글을 함께 올렸었다.
“두 사람 사이에 뭔 일이 있는 거 아니야?"
오영은이 흥미진진한 말투로 말했다.
나는 속으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생각해보면 임지아와 주한준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혹시 내 목 뒤의 키스 마크와 상관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임지아의 이런 상태는 오후까지 지속되었다.
오영은에게 가서 위로해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문자가 왔을 때, 마침 작업실 문이 열렸다.
주한진이 찾아왔다.
그는 손에 디저트를 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주한준의 등장에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다급히 빠른 걸음으로 임지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빠, 갑자기 왜 왔어?”
“대추차야. 뜨거울 때 마셔.”
주한준이 말했다.
“그냥 생리 온 것 뿐인데 너무 유난떠는 거 아니야?”
임지아는 무기력한 말투로 말했다.
사무실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두 사람의 대화는 고스란히 우리의 귀에 전해졌다.
알고 보니 생리 기간이었던 것이다.
잠시 후, 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에서 나왔다. 오영은은 주한준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한편, 임지아는 무기력한 표정으로 주한준이 가져온 디저트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하지만 내 차례가 되자 임지아는 다정하고 부드럽게 말을 걸어왔다.
“선배님, 구기자밖에 없네요.”
나는 너무 단 것은 피하는 편이다.
“고마워.”
나는 코드를 치며 대답했다.
“미안한데 난 단 건 안 먹어. 난 괜찮으니까 그냥 네가 먹도록 해.”
말을 막 마치자마자, ”와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구기자 밀크티가 갑자기 내 노트북을 적셨다.
순간,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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