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장
우리 다섯 명은 방을 잡고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심화연이 센터에 앉고 왼쪽에 주한준과 임지아가 앉고 오른쪽에 나랑 엄겨울이 앉았다.
우연히 마주쳤다는 말을 들은 심화연은 의아하다는 듯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진아 너는 엄 교수님이랑 집 구하다가 여기 밥 먹으로 온 거라고?"
"네,"
심화연은 심호흡하고 물었다.
"집은 구했어?"
'집을 보지도 않았는데 뭐라고 대답해야지?'
엄겨울은 내가 곤란해하는 걸 보고 말했다.
"하나 봤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 제 옆집이에요."
그 말을 들은 심화연과 임지아는 잠깐 멈칫했다. 임지아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 바로 말했다.
"어머, 선배 이제 엄 교수님이랑 이웃이네요?"
나는 아무 말하지 않았는데 엄겨울이 말을 이어갔다.
"정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나는 엄겨울을 힐끗 보았는데 엄겨울은 찻주전자를 들고 나한테 차를 부으면서 마치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아파트가 편하긴 하지만 층마다 일여덟 집이 있잖아."
심화연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사람도 많고 엘리베이터도 좋지 않은데 여자 혼자서 위험하잖아."
그래, 심화연은 경안시에서 제일 비싼 별장에서 살고 있으니 당연히 아파트가 안 좋다고 할 수 있었다.
"내 말은 내가 시간 내서 너한테 환경이 좋은 동네를 알아봐 주겠다는 거야."
내가 아무 말하지 않자 심화연은 또 말을 이어갔다.
"비용은 한준이한테 말해, 한준이 돈 아끼지 마."
나는 놀라서 심화연을 쳐다보았는데 눈이 마주치자 심화연이 말을 이어갔다.
"한준이가 너희 투자자라며? 직원을 편한 곳에서 살게 하는 것도 한준이 책임이지."
지금 하는 말을 심화연 본인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한준이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이때 임지아가 입을 열었다.
"어머님, 제 작은 사촌 오빠가 중개인이거든요. 어디에 좋은 집이 있는지 제일 잘 알아요. 혹시 필요하시면 제가 선배한테 추천해 줄 수도 있어요."
임지아는 심화연한테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심화연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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