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장
식상한 인사를 나누고는 모두 자리에 앉았다.
노 교수님은 센터에 앉고 주한준이랑 엄겨울이 노 교수님 양옆에 앉고 나랑 오영은은 제일 끝에 앉아서 심부름하려고 했다.
모두 도착하자 웨이터가 정교한 메뉴판을 가져왔다. 노 교수님은 반평생 학생만 가르쳤기에 솔선수범이 몸에 배어서 자연스럽게 주문할 기회를 주한준한테 넘겼다.
주한준은 메뉴를 받지도 않고 담담하게 "전 아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하고는 메뉴를 다시 넘겼다.
노 교수님은 돌려 온 메뉴판을 보더니 얼굴에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때 엄겨울이 메뉴판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그럼 주임님 사랑을 받는 제가 주문하겠습니다."
엄겨울은 웨이터한테 세트를 주문하고는 나랑 오영은을 보며 물었다.
"뭐 더 추가할 것 있어요?"
오영은은 웃으며 말했다.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전 다 괜찮습니다."
"참."
엄겨울은 뭔가 중요한 게 생각났는지 머리를 돌려 웨이터를 보며 말했다.
"혹시 돼지갈비 볶음 있어요?"
웨이터는 잠깐 멈칫하고는 말했다.
"있어요. 약간 매운맛 하시겠어요 아니면 아주 매운 맛 하시겠어요?"
"약간 매운맛이요."
엄겨울은 나를 보며 말했다.
"진아가 위가 안 좋아서 매운 걸 먹으면 안 돼요."
나는 그제야 엄겨울이 나를 위해서 특별히 주문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뭔가 부끄러워서 말했다.
"괜찮아, 나도 지시에 따를게."
웨이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살며시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주문을 마치셨으니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웨이터가 뒤돌아서자마자 갑자기 주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음식 추가할게요."
순간, 모두 주한준을 쳐다보았다. 주한준은 아주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표고버섯 닭고기 볶음 추가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주한준을 쳐다보았는데 서로 눈이 마주쳤다. 주한준의 눈동자에서 무언가를 알아내려고 했는데 아무런 감정이 없는 눈동자였다.
순간 나는 얼마 전에 서울대 식당에서 식사하던 그날이 생각났다. 그날, 주한준과 임지아가 표고버섯 닭고기 볶음밥을 먹었고 나랑 엄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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