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주한준이 언제부터 내 뒤에 서 있었는지 몰랐지만 내가 돌아다보았을 때 주한준은 아주 피곤해 보였고 눈 밑이 까매 보였다. 아주 보기 힘든 그런 꼴이었다.
보아하니 오늘 오후의 티 타임이 주한준 모자의 위를 불편하게 했나 보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주한준의 침울한 눈동자는 나를 힐끗 보더니 심화연 얼굴을 보았다.
"심장 아프다면 서요? 무슨 힘으로 여기서 얘기 나누는 거예요?"
별로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지만 주한준의 말투에서 이미 양보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심화연도 그걸 눈치채고는 옆에 있던 벤치에 누워 턱을 들고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어차피 임지아 씨가 있다고 엄마 생사도 신경 안 쓰잖아."
그러고는 머리를 돌렸는데 마치 어리광 부리는 아이 같았다.
그걸 본 주한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가 사태 파악 못 하는데 너도 같이 난리 쳐?"
나는 너무 놀라 주한준을 쳐다보았다. 정말 어안이 벙벙해 났다.
'아니, 내가 무슨 난리 쳤는데?'
"그만해요, 조 선생님이 기다려요."
주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심화연한테 말했다.
"먼저 검사부터 해요."
"안 가."
심화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매번 똑같은 검사만 하고! 아주 지겨워 죽겠어. 난 안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심화연은 아무 것도 겁나지 않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걸치고 있는 명품 옷들과 아주 비교가 되었다.
주한준이 고집에 센 건 맞지만 그래도 심화연한테는 독하게 마음 먹지 못했다. 모자간의 일인데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돌아가려고 하는데 주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러고 서 있어? 빨리 와서 부축해서 들어가."
나는 머리를 들고 주한준을 쳐다보았는데 그제야 주한준이 나한테 한 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심화연이 검사를 무서워하는 건 사실이다. 심화연이랑 병원을 가장 많이 간 사람이 나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한준은 아직도 내가 자기가 마음대로 부려 먹어도 되는 남진아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죄송해요 주 대표님."
나는 정신을 바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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