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엄 숙부랑 숙모는 찻집에서 30분이나 더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무슨 일 하는지 물어보았는데 혼자서 프로젝트 하고 있다고 하니까 두 분의 태도가 조금 유해졌다.
얘기가 거의 끝나갈 즈음 엄 숙부님이 다른 일이 있다고 하셔서 나랑 엄겨울은 두 분을 주차장까지 바래다주었다.
연기가 오늘까지 끝인 줄 알았는데 엄 숙모가 갑자기 날 불러 세웠다.
"어르신이 경극하는 사람을 집에 모셨는데 남진아 씨도 같이 들으러 와."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던지라 나는 뭐라 답하지 못 했다.
레스토랑에서 연기하는 건 괜찮았지만 엄씨 가문에 가서 연기를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엄겨울은 내가 보낸 구원의 눈빛을 읽어내고는 바로 말했다.
"진아 고모부가 아직 병원에 있어서 간병해야 해요."
"어느 병원인데?"
엄 숙모님은 궁금한 듯 날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병원장 사모님들이랑 자주 모임을 가지거든. 혹시 도움 될 수 있을까 해서."
"감사해요 숙모님."
나는 바로 거절했다.
"이미 다 안배했어요."
"안배 다 했으면 주말에 겨울이랑 같이 할아버지한테 경극 들으러 와."
엄 숙모님은 계속 타이르며 나긋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오늘 겨울이가 아가씨 위해서 어르신 화나게 했어."
나는 의아해서 엄겨울을 쳐다보았는데 엄겨울이 재촉하며 말했다.
"됐어요, 숙부 숙모. 기사 왔으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두 분이 멀어지는 걸 보고서야 나는 겨우 숨을 내쉬었다.
"일 잘하는 남 팀장님이 겁먹을 때도 있네?"
엄겨울이 놀리는 말투에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들통나진 않았겠지?"
"그럼. 연기 아주 잘했어."
엄겨울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침착하고 당황하지 않고, 역시 우리 컴퓨터과의 유일한 전설이야."
내 기억 속에 엄겨울은 항상 딱딱한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엄겨울한테서 이렇게 많은 칭찬을 들으니 적응이 되지 않았고 도리어 웃음이 나왔다.
병원에 있는 고모부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휴대폰을 찻집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복도를 지나는데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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