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장
나는 내가 착각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시선을 거두었다.
잠깐 정신을 팔고 있었는데 다시 머리를 들어 보니 이미 엄겨울이랑 같이 어르신들 앞에 도착했다.
그중 한 중년 부부는 지난번 엄겨울 사촌 누나 아기가 돌잔치를 했을 때 뵌 적이 있은 분이었다. 엄겨울은 그들한테 셋째 숙부, 셋째 숙모라고 해야 했다.
두 어르신은 아주 자상한 게 말이 잘 통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른 쪽에 앉은 모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한 분은 아주 고귀해 보였고 한 분은 네일아트까지 신경 써서 예쁘게 했는데 오늘의 맞선 주인공 같았다.
우리를 보자 네 사람은 모두 낯빛이 변했다. 중년 여성은 바로 화를 내며 말했다.
"엄씨, 이게 무슨 일이야? 우리를 30분이나 기다리게 한 것도 모자라 여자를 데리고 오다니? 무슨 뜻이야?"
엄 숙부님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화를 누르고 엄겨울한테 물었다,
"왜 늦었는지 정 아줌마한테 설명해 봐."
엄겨울은 예의를 갖춰 말했다.
"정 아줌마 죄송해요. 제 여자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시간 좀 지체했어요, 오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장 아줌마는 엄겨울의 설명을 듣고는 짜증 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자 친구? 얘가? 엄씨, 지금 날 갖고 노는 거야?"
그러고는 딸을 데리고 화나 나서 가버렸다.
엄 숙부님이 쫓아가려고 했지만 모녀가 너무 빨리 간 탓에 쫓아갈 수가 없었다.
엄 숙부님은 정신을 차리고 나를 힐끗 보더니 엄겨울을 보며 말했다.
"너 평소에 선을 잘 지키더니 오늘은 왜...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건데?"
엄 숙모님도 말을 이어갔다.
"그래 겨울아, 이번에는 네가 심했어. 어르신이 물어보면 한두 마디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손등이 갑자기 뜨거워 나는 것 같아서 머리를 숙여 보니 엄겨울이 큰 손을 내 손등에 올려놓은 것이었다.
엄겨울의 맑은 목소리가 내 귓가에 전해졌다.
"할아버지가 정말 죗값 물으시면 제가 진아랑 같이 할아버지 찾아뵙고 사과드릴게요. 아무튼 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 숙부랑 숙모는 이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