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장
나는 갑자기 이 송이나가 임지아가 말한 그 선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바로 해명하듯이 말했다.
"주 대표님 저랑 동행한 것이 아닙니다. 마침 여기서 만났을 뿐이에요."
송이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아이고, 진아 씨가 오해했나 보네요. 제가 농담한 거예요. 주 대표님의 체크인을 내가 직접 한 건데 두 분 동행인지 아닌지 제가 잘 알죠."
나는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내 촉이 나에게 송이나는 쉬운 사람이 아니란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송이나가 말을 이어갔다.
"진아 씨도 완남에 처음 오셨을 텐데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저희랑 같이 여기 풍경 감상해 보시죠."
얼핏 듣기에는 호의가 담긴 말인 것 같았지만 송이나와 송지아 사이를 떠올리며 나는 말했다.
"송 대표님 마음만 받을게요, 저는 제가 알아서 돌아볼게요... "
"송 대표님이 이렇게 초대하잖아요."
차가운 목소리가 내 말을 끊어버렸다.
"남 팀장도 같이 갑시다."
주한준이 한 말이었다.
담담한 말투로 바로 날 위해 결정해 버린 것이다.
얼마나 똑똑한 주한준인데 송이나가 나한테 적대한다는 느낌을 못 받았을 리가 없다.
나는 조금은 불쾌한 느낌을 받고 주한준을 쳐다보았는데 주한준은 아주 덤덤해서 얼굴에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정말 너무 억울하다.
나는 입술을 깨 먹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할게요."
다른 방면으로 생각했을 때 송이나가 행운 민박 책임자라서 많이 접촉하면 음유시인에 관해 조금이라도 알아낼 수도 있었다.
역시 사람은 마음을 넓게 가져야 한다.
개찰이 끝난 후, 우리 넷은 등산길에 올랐다. 주한준과 송이나는 앞에서 걷고 나랑 정지훈은 뒤에서 걸었다. 등산 내내 송이나가 들떠서 주한준이랑 얘기 나누는 것이 들렸다. 가끔은 말투에 애교도 섞인 듯했다.
주한준은 여전히 말이 적었지만 아무런 귀찮음도 티 내지 않았다.
갑자기 임지아가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임지아가 얌전한 고양이라면 송이나는 유혹에 능한 여우였다. 게다가 송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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