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마치 아주 친한 옛친구인 것처럼 임지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나긋한 목소리로 나한테 말했다. 그 모습만 보면 우리가 아주 친한 선후배인 줄로 착각할 것이다.
난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주 대표님이랑 임 팀장님은 음유시인 만나셨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임지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직 아니요, 아마 길에서 무슨 일 생겼나 봐요."
임지아는 자신이 없는 듯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자기를 위로하는 것 같은 낮은 목소리였다.
내 추측이 맞다면 주한준 쪽에서도 그다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게 아니었다.
"남 팀장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수단이 좋은 거 같네요."
차가운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 순간 나는 머리를 들었는데 주한준의 깔보는 듯한 눈이 짧은 시간 사이에 나랑 안준연을 흘겨보는 걸 느꼈다.
그건 분명 무시하는 눈빛이었다.
평소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안준연이 나를 도와주었기에 주한준한테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난 입술을 삐죽거리고 아무 감정 없이 말했다.
"과찬입니다, 주 대표님도 수단 좋으시던데요 뭐."
주한준은 나를 흘겨보고는 임지아를 보며 물었다.
"아까 두 그림말이야, 어느 걸 살 지 골랐어?"
나랑 말하던 말투보다 아주 나긋해진 말투였다.
임지아는 머리를 저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하나는 정이 담겨 있고 하나는 사업 가치가 있어서 어느 걸 골라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랬구나."
주한준은 위로하듯이 인내심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그럼 고르지 말고 다 주문해."
"정말요?"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던 임지아는 손으로 입을 막고 놀라움 가득한 눈빛을 하고 물었다.
"오빠, 돈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니에요?"
임지아 말이 맞다. 이 작품들이 정확한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오늘 이 분위기랑 격조로 봤을 때 두 작품이면 적어도 몇천만 원은 될 것이다.
하지만 주한준은 눈도 깜빡 안 하고 임지아한테 선물했다.
정말이지 너무 통이 컸다.
커플들의 낭만이라 뭐라 평가하기 싫었다.
하지만 이때 내 옆에 서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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