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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장

나는 오영은을 위로하며 말했다. "우리 이렇게 해요. 사장님은 먼저 볼일 보세요, 제가 오후에 먼저 가서 지키고 있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든 따라 들어가 볼게요." 프로젝트 발표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오영은은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수시로 연락하자고." 그렇게 나는 혼자 차를 운전해서 유민 갤러리로 향했다. 하지만 낯선 길이기도 하고 갤러리가 있는 곳이 외진 곳이라 나는 근처에서 오랫동안 찾았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전에 길을 찾는 일은 모두 오영은이 맡아서 했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오영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그 주위 길이 워낙 복잡해서 그럴 수 있어. 네 탓 아니야." 오영은은 나를 위로하며 말했다. "방법이 하나 더 있긴 한데 한 번 해봐 봐." 오영은은 나에게 차를 길가에 세우고 주위에 지나가는 차들을 관찰해 보라고 했다. 세 대 이상의 럭셔리 카가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아마 그곳이 갤러리 위치일 거라고 했다.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때 갑자기 몸이 앞으로 쏠리는듯 하더니 몸이 저도 모르게 핸들에 부디혔다. 너무 아팠다. 코발트블루 포르쉐가 뒤에서 내 차를 박은 것이었다. 나는 아파 오는 손목을 부여잡고 언짢은 표정과 함께 백미러를 쳐다보았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 바로 지금처럼 바쁜 와중에 또 문제가 생기는 거였다. 우울한 마음으로 차 문을 열고 머리를 들었더니 익숙한 그레이색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안준연이었다. 안준연은 여전히 목에 짙은 붉은 색의 헤드셋을 걸고 있었고 위에는 빈티지 라이더 재킷에 같은 톤의 캐주얼한 데님을 입었는데 한눈에 봐도 반항적이면서도 발랄해 보였다. 잠깐의 눈 맞춤을 하던 안준연이 웃으며 말했다. "진아 누나, 이게 혹시 말로만 듣던 인연인 가요?" 나는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손목이 아파 난 나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누나 다쳤어?" 똑똑한 안준연은 재빨리 내 앞에 달려와서는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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