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고개를 빼 들고 가격을 확인한 그녀는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다만 뭐라고 하기도 애매해서 어색한 미소와 함께 신수민에게 말했다.
“수민아,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시켜.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고생했겠니, 태호가 처음으로 밥을 사준다는데 사양하지 않아도 돼.”
가격을 어느 정도 예상한 이태식은 그나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은 별로 없기 마련이며, 딱 봐도 보통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은 누가 봐도 부티가 흐르는 비즈니스맨들이었다.
그러나 메뉴판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내 테이블 위에서 생수통을 가져가 컵에 물을 한 잔 따랐다.
신수민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흘긋 바라보았고,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미소를 살짝 지었다.
“태호 씨, 요즘 느끼한 게 별로 안 땡겨서 그러는데 자리 옮길까요?”
이때, 재벌 2세처럼 보이는 남자가 한 무리 사람을 데리고 때마침 옆을 지나가다가 신수민을 발견하더니 두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잽싸게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예쁜이, 핑계가 그럴싸한데? 비싸서 못 먹겠다고 하면 그만이지, 느끼한 게 안 땡긴다고? 하하하, 여기 호주산 랍스터도 있는데? 그리고 이 전복도 괜찮고, 샥스핀도 느끼한 편은 아니잖아. 그런 허술한 핑계로 종업원도 설득시키기 힘들걸?”
그의 말을 들은 신수민은 얼굴이 싸늘해지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내가 사 먹을 수 있든 말든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
재벌 2세남은 식지를 쭉 펴더니 한 손으로 신수민 옆자리에 있는 의자를 짚었다. 이내 허리를 살짝 굽히고 입꼬리를 올린 채 손가락을 좌우로 까딱거렸다.
“노노노, 그럴 리가! 당연히 나랑 상관이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난 그대에게 첫눈에 반했거든. 만약 오늘 밤 나랑 같이 가준다고 약속한다면 이 테이블에서 얼마만큼 주문하든지 내가 쏠게.”
“하하하, 역시 김건우답네!”
뒤에 있던 한 남자가 이 말을 듣더니 박장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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