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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태호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을 때 연초월이 대문 앞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을 보자마자 그한테 달려가 그의 손을 잡고 다급하게 물었다. “태호야, 괜찮아? 저놈들이 때리지 않았어?” 이태호는 엄마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안 때렸어요. 방금 나머지 돈을 다 줬으니까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거예요.” “진짜야? 나 속이는 거 아니지? 어디서 난 돈이냐? 6천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 연초월은 당연히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방금 감옥에서 출소한 그한테 돈이 있을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이에 이태호가 답했다. “엄마, 너무 신경 쓰지 마요. 감옥에서 귀인을 만났고 제가 감옥에서 출소할 때 그분께서 저한테 돈이 든 카드를 줬어요. 6천 만 원을 주고도 많이 남았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다, 다행이야!” 연초월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런 분한테는 어떻게든 보답해야 해, 알겠지?” “알아요.” 이태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조기 출소할 수 있었던 것도 귀인의 도움 덕분이에요.” 그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 간단하게 말했다. 그 미친 어르신이 진정 그의 귀인이었으니 말이다. “아이구, 저 깡패놈들이 다시는 안 온다니 마음이 놓이는구나. 이제 너도 돌아왔으니까 일자리도 찾고 정직하게 살아. 그럼 나랑 네 아빠도 걱정하지 않을 거야.” 연초월이 한숨을 길게 푹 내쉬었다. “그런데 그 희주 말이야, 좋은 애는 아니더라. 네가 감옥에 들어간 지 반년도 안 되었을 때 하현우라는 사람과 사귀기 시작했어. 그리고 네 신혼집도 헐값에 팔아버렸어... 우리도 모아둔 돈이 없으니까 네가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해. 너 이제 스물여덟인데 얼른 돈을 벌어서 색시를 얻어야지.” 그녀는 동시에 감개무량하기도 했다. “5년이나 먼저 나왔으니 참 다행이야. 만기 출소했다면 네 나이가 서른셋이야. 그럼 색시 찾기도 더 어려워져.” “엄마, 저 아직 젊고 멋져요. 아내 찾기 어렵지 않다고요.” 이태호는 활짝 웃으며 장난쳤다. “근데 아빠는 어디 있어요?” “네 아빠는 지금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을 거야. 돌아올 시간이 거의 된 것 같은데.” 연초월이 목을 빼며 길 어구를 쳐다봤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곧바로 먼지에 뒤덮인 남자가 길 어구에서 나타났다. 그는 낡아빠진 자전거 뒤에 종이 박스를 가득 실은 채 힘겹게 페달을 밟고 있었다. “이야, 오늘 운이 참 좋아. 현장 일 끝내고 오는데 종이 박스가 가득 쌓여 있는 거야! 이거 다 팔면 몇천 원은 될 거야...” 남자는 어두운 가로등 밑에 자전거를 세우고 종이 박스를 풀며 말했다. “여보, 이분은 누구야? 아는 분이셔?” 이태호는 부쩍 늙은 이태식 앞으로 다가갔다. 그를 본 남자는 흠칫 놀라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태, 태호야! 태호 맞아? 돌아온 거야? 우리 아들이 돌아온 거야?” 이태식의 눈은 금세 눈물로 그득했다. “여보, 우리 태호 맞아. 태호가 돌아왔어!” 연초월도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지만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잘 됐어! 잘 된 거야! 잘 왔어!” 이태식은 아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말했다. “좋아 보여, 머리가 많이 길었네. 내일 머리 자르러 가자. 사내놈이 멀끔해야 여자들도 좋아하는 거야. 이제 들어가자.” 연초월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로 가득 찼다. “여보, 당신은 태식이랑 먼저 들어가서 샤워도 하고 옷도 갈아입어. 난 시장 가서 술이랑 반찬 사 올게. 오늘 부자 둘이 한잔해야지!” 그녀는 곧바로 시장으로 향했다. “당신 돈 있어? 없으면 이거 가지고 가. 오늘 주임이 돈을 좀 주셨어.” 이태식이 연초월의 등을 보며 물었다. “걱정하지 마, 있어...” 연초월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이태호는 아버지를 도와 자전거를 마당으로 들여놓은 후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빠, 죄송해요.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죠? 정희주가 그렇게 악랄한 사람인지 몰랐고 하현우가 그렇게 과분한 짓을 할지도 몰랐어요!” “아니야, 지나간 일은 그냥 잊자. 하씨 가문은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그냥 잊는 게 맘 편해.” 이태식이 한숨을 내쉬고 아들을 부축했다. “일어나. 이제부터 우리는 착실하게 살아가기만 하면 돼. 희주 같은 아이는 예쁘지만 믿을 것이 못 돼. 나중에 좋은 여자 만나면 그만이야.” 그러나 이태호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이 일은 그냥 이렇게 넘어갈 수 없어요. 그 신혼집은 엄마, 아빠가 평생 고생하며 모은 돈으로 산 건데, 그냥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요. 정희주가 분명 하현우랑 편 먹고 헐값에 판 거예요, 우리한테 엿 먹이려고!” 이태호는 또다시 분노가 차올랐다. “애당초 예물로 준 6천만 원을 돌려받았어요?” 이태식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정씨 가문에 찾아갔는데 그들이 모두 네 탓으로 덮어씌웠어. 네가 감옥에 간 탓에 너랑 희주가 같이 있을 수 없게 됐다고. 그래서 돈을 돌려받기는커녕 날 때리고 내쫓았어. 그 때문에 병원에 며칠 동안 입원했지 뭐냐.” “진짜 사람을 괴롭혀도 분수가 있지!” 이태호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두 눈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빨갛게 변했다. 이 모습에 이태식이 깜짝 놀랐다. “태호야, 괜히 정씨 가문에 찾아가서 일 키우지 마. 정씨 가문은 하씨 가문과 혼약을 맺은 후로부터 사업도 잘되고 있어. 희주 부모님은 심지어 보디가드를 데리고 다니더라. 지금의 정씨 가문은 예전의 정씨 가문이 아니야.” 이때, 술과 반찬을 들고 온 연초월이 이태식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얼른 이태호를 말렸다. “태호야, 예전처럼 거칠게 살면 안 돼. 우리는 하씨 가문과 정씨 가문을 절대 상대할 수 없어. 네가 그 사람들 때문에 다치기라도 하면 나랑 네 아빠는 어떡하라고?” “걱정하지 마요, 엄마. 예전처럼 살진 않아요.” 이태호는 두 사람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남 부러워하지 않으며 살게 해드릴게요. 대신 예물은 돌려받아야겠어요. 나와 희주의 감정을 생각해서라도 돌려줄지 모르잖아요. 희주가 돌려주지 않아도 몸싸움을 벌이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래, 그럼 가서 한번 물어봐. 안 돌려준다고 해도 사람 때리진 말고.” 이태식이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희주가 3년 동안의 감정을 생각해서라도 예물은 돌려줬으면 좋겠어. 정씨 가문한테 그 정도는 돈도 아닐 거야.” 하지만 이태호는 정희주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다 알아버렸다. 그녀한테 옛정 따위는 쓸모없는 것이었으니 예물을 돌려줄 리가 없었다. 그는 단지 자기 부모님까지 괴롭힌 정희주와 하현우한테 화려한 복수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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