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왕사모님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20억이 뭐가 대수야. 우리도 그만한 돈은 있어. 하지만 신수민이 이씨 가문과 혼약을 맺는다면 우리한테 많은 도움이 되겠지.”
“맞아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소지민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신수민이 가문에서 쫓겨난 후 가문이 그녀의 카드에 들었던 모든 돈을 회수했었다.
소지민, 신영식과 신수연은 신씨 가문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줄곧 신민석의 괴롭힘을 당했었다. 신영식은 능력이 없어 회사의 창고에서 일하고 있었고 월급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신민석이 갖은 이유로 그의 월급을 깎는 바람에 세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져 갔다. 소지민은 종래로 일해본 적이 없었고 시간만 나면 친구들과 화투를 쳤다. 신수연은 대학에서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지 못했고 웬만한 직업은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예전에 신수민이 회사에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세 사람은 마음 편히 삶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신수민이 쫓겨난 후 세 사람은 수입원을 잃어 생활이 어려워졌고 회사에서 배치한 차도 신민석한테 빼앗겼다. 맨날 남한테 당하다 보니 그들은 항상 억울하고 화가 많았다.
하여 소지민은 20억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돈이 손으로 들어온다면 가족이 다시 편안한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비록 가문에서 매달 돈을 주지만 몇십만 원에 불과해 세 사람의 지출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신수민이 있을 때 그들은 매달 200만 원씩 받았고 신수민의 월급도 몇백만 원에 달했으니 종래로 돈 걱정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왕사모님이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안 돼. 이영호는 인성이 글렀어. 게다가 여자를 너무 좋아해. 아내가 있는 유부남인데도 매일 아가씨랑 술 마시잖아! 하지만 우리가 아직 이태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일단 이태호랑 신수민을 집으로 불러들여.”
소지민은 안절부절못했다.
“어머님, 용씨 어르신은 그냥 밥 한 번 사준 걸 거예요. 용씨 어르신이 무슨 이유로 갓 출소한 범죄자랑 가까이 지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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