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그러다가 뭔가 떠올라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무슨 헛소리예요.”
이장훈은 느긋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내가 틀린 말했어요? 아까 빌리지에서 수연 씨가 직접 말했잖아요. 난 그 말 듣고 엄청 감동해서 오늘 밤에는 어떻게든 수연 씨 건강을 위해서 희생하려고 했는데.”
조수연은 너무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어쩜 기회만 생기면 그 소리일까?
이 사람은 변태가 틀림없었다. 아무리 봐도 여자를 사랑해서 대신 감옥에 간 사람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처방 줄 거예요, 말 거예요?”
이장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공짜는 안 돼요. 제값 주고 사거나 아니면 몸으로… 아니다. 그건 내가 손해보는 것 같네요. 처방도 수연 씨한테 주고 시중까지 들어야 한다니. 수연 씨도 원하지 않는데 그런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안 해요. 차라리 그냥 돈 주고 사요!”
조수연은 들을수록 이가 부득부득 갈렸다. 어쩜 저렇게 대놓고 변태 소리를 지껄이면서도 저렇게 당당할까?
아무리 봐도 책임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 인간은 변태가 맞아. 게다가 속 좁은 변태!’
화가 나지만 그녀는 처방전을 위해 참기로 했다.
“얼마를 원해요?”
이장훈은 담담히 말했다.
“20억으로 하죠. 본전 받고 파는 거예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었기에 조수연은 흔쾌히 수락했다.
“알았어요. 지금 바로 입금할게요.”
끼익!
이장훈은 갑자기 차를 세우고는 그녀에게 계좌번호 하나를 건넸다.
“여기 입금하면 돼요.”
너무 갑작스럽게 차가 멈추어서 조수연은 온몸이 앞으로 쏠리고 말았다. 그녀는 화가 나서 이장훈을 힘껏 노려보았다.
돈 준다니까 이렇게 성급할 수가!
그녀는 씩씩거리며 핸드폰을 꺼내 그가 준 계좌로 돈을 입금했다.
이장훈은 입금 문자를 확인하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수연 씨가 비록 나를 먹여 살린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 돈을 버는 게 좋아요. 여자는 믿을 게 못 된다니까!”
말을 마친 그는 천천히 다시 시동을 걸었다.
조수연은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돈을 받고도 뻔뻔하게 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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