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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이장훈은 조 회장의 결단력에 새삼 감탄했다. 하지만 겉으로 티를 낼 수는 없었기에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내가 도울게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해요.” 조수연은 그 말을 듣자 어깨다 더 늘어졌다. “이건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아니에요. 하이에나가 득실대는 사업판이라고요. 장훈 씨는 의사라서 말해줘도 잘 모를 거예요.” 이미 방향성을 잃은 조수연은 이장훈이 괜히 허풍만 떠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장훈은 자기 자신을 어필할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사실 서울에 지인이 몇 명 있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소개해 줄 수도 있고요. 어쨌든 이번 경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잖아요.” 조수연은 고개를 저었다. “난 몸이 아픈 게 아니라 경쟁판에 무기도 없이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니깐요. 의사 친구들이 뭘 도울 수 있겠어요? 자꾸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요. 이번 경쟁에서 밀리면 난 다시 집에 오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고요. 할아버지도 더 이상 날 돕지 않을 거예요.” 한참 고민하던 그녀는 결단을 내렸는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 “LK 유 대표님부터 만나야겠어요. 그분이 내 손을 들어준다면 반은 이기고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어요.” LK그룹 얘기가 나오자 이장훈의 머릿속에 익숙한 얼굴이 떠올랐다. 작년에 불치병에 걸렸다면서 그를 찾아온 사람이 LK그룹 유형석 회장이었다. 치료를 진행하면서 그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사를 들을 수 있었다. 유형석의 할아버지는 2차 전쟁이 끝난 후에 작은 국밥집을 운영하다가 점차 사업을 키워나갔고 해가 거듭하며 지금의 LK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잘 만난 덕분에 유형석은 LK의 2대 회장이 되었다. 만약 조수연이 말하는 LK가 그가 생각하는 LK가 맞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식품 사업을 메인으로 하는 그 LK그룹 맞아요?” 조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 나라에서 LK라고 하면 당연히 LK 식품이죠.” 이장훈이 웃으며 말했다. “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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