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장
별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만석은 오른손을 천천히 내밀더니 부드럽게 동작을 이어가고 있었다.
“밤을 즐기기 좋아하는 건 젊은이들의 특성이야. 하룻밤 집에 안 들어왔다고 뭘 그리 호들갑이야.”
집사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제 저더러 일도라는 킬러한테 연락해 달라고 했었거든요. 그 후 도련님이 일도를 데리고 이장훈을 죽이러 간다고 해 놓고 이제껏 아무 소식도 없어요.”
뭐?
한만석은 연습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뭐 하러 자기 손을 더럽히면서 사람을 죽이려고 한 거야? 너는 왜 정훈이를 말리지도 않고 있었어?”
집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도 필사적으로 말렸죠. 그런데 꼭 이 한을 풀어야 된다면서 어르신한테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어요. 그럼에도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밤새 도련님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까 그제서야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이가 들어있는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고 있는 한만석은 눈가의 피부가 오목과도 같아 눈초리가 파르를 떨리자 괴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잇었다.
침침한 노안으로 든 눈빛에는 음흉한 빛을 띠고 있었다.
“손자한테 무슨 일이 벌어진 거면 이장훈 집안을 몰살시켜 버릴 거야. 일단 가서 사람부터 찾아. 살아있던 죽었던 꼭 데리고 와.”
집사는 알겠다고 한 후 한정훈을 찾으러 나섰다.
집사가 떠나자 잠시 고민을 하던 한만석은 이 기회에 큰손자인 한청산을 불러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청산아, 집에 큰일이 벌어졌어.”
한 헬스장 안.
한청산은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할아버지, 거짓말도 적당히 하셔야죠. 한 두 번도 아니고 이게 이제 몇 번째예요. 제가 무술 연마하는데 방해 좀 하지 말아주세요.”
복잡한 눈빛이 역력한 한만석은 능력으로나 지성으로나 전부 둘째 손자보다 큰손자가 우월하다는 걸 알고 있으나 고대 무술을 접한 후부터 마치 귀신에 혹한 사람과도 같았던 것이다.
워낙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는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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