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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장

안소희를 양녀로 받아들이면 나영재는 더 이상 안소희와 살 수 없으며 평생 오빠 동생 사이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나영재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이혼한 뒤에는 서로 연락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데 나영재는 왜 자기도 모르게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 그때 나기훈과 나 회장은 눈을 마주치더니 목적이 달성한 것 같아 각자 할 일을 했다. 한 사람은 차를 음미하고 한 사람은 신문을 마저 보았다. 두 사람 모두 매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오로지 나영재만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한편 안소희는 나 여사와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자 나 여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딸을 걱정하는 엄마처럼 안소희의 손을 잡았다. "이혼은 이미 결정한 거야?" "네." 안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도 너희 일을 모두 알고 있어." 나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안소희의 가느다란 손을 바라보며 미안한 어투로 말했다. "영재의 잘못이야. 영재가 너한테 미안한 짓을 했어." 안소희는 도저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나 여사는 평소 엄마처럼 그녀를 대하여 안소희는 그녀 앞에서 나영재를 비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영재는 정말 사람이 너무 별로였다. "뻔뻔한 부탁이 있는데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나 여사는 안소희가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안소희가 나타난 뒤 나 여사는 똑똑하고, 부드럽고, 대담하게 사랑하고 미워할 줄 아는 딸이 생긴 것 같았다. 안소희가 대답했다. "말해 보세요." "널 내 양녀로 받아들이고 싶어." 나 여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나기훈과 나 회장은 나영재가 뜨끔하도록 한 말이지만 나 여사는 정말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며느리를 좋아하는 것보다 그냥 안소희를 좋아하는 것이다. 안소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에 흠칫 놀라다가 결국 고민 끝에 나 여사의 부탁을 거부했다. 이혼 후 그녀는 공식적인 일이 아니면 나영재와 엮이고 싶지 않다. 안소희는 시간을 내서 나 회장과 나 여사를 만나러 올 것이지만 양녀는 말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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