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장
나영재는 그녀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고, 평소 같았으면 오늘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몸에 문제가 생겨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거라고 그냥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안소희가 영우와 사귄다고 거짓말을 한 이후로는 그렇게 믿음이 가지 않았다.
"너,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허가윤은 제 발 저려서 당당하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영재 그녀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혹시 나에게 숨긴 것이 있어?"
허가윤은 무의식적으로 앞에 놓인 물잔을 움켜쥐고, 여전히 전과 다름없이 멍한 표정으로 물어봤다."왜 갑자기 이런 걸 물어봐, 무슨 일 있었어?"
"아무것도 아니야." 나영재는 명석한 사람이었다. 그리고는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안소희가 그동안 나에게 거짓말을 반복한 게 생각나서, 진심을 얻지 못하고 거짓으로 살아온 게 아닐까 걱정돼서..."
이 말을 들은 허가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방금 전처럼 긴장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달래듯 온화한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온 세상이 너에게 거짓말을 해도 나는 너를 진심으로 대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래?"
"너는 내 말도 믿지 않니?"
"안 믿는 건 아니야." 나영재는 똑똑할 때 자기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거짓말 안 해." 허가윤은 거짓말에 능숙하기도 했다."평생..."
나영재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거실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더 이상 말이 오가지 않았다.
허가윤은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맑은 눈동자로 물어 보았다. "다른 건 없어?"
"안소희랑 이혼증서만 받고 나면 우리 결혼하러 가자." 나영재의 속마음은 깊었지만 이런 말을 할 때는 비즈니스맨답게 말하곤 했다.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우리가 헤어진 이년 동안 다른 사람 사귀어봤어?"
"뭐?" 허가윤은 다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질문을...왜 나영재가 갑자기 물어 보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영재는 손에 쥔 휴대폰을 만지작 하면서 한 마디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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