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그건 너하고 어울리지 않아." 안소희는 키가 장대만한 남자가 인형을 안고 자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나영재는 참을 수 없을만큼 화가 났다.
정말 그가 잤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는 단지 이 녀석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어떤지 보고싶을 뿐이다.
그렇게 염치없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만 하면 그를 강성과 서울에서 꼭 내쫓아 안소희와 영원히 떨어뜨려 놓을거다!
"그하고 언제부터 잔거야?" 나영재는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과거나 이혼 후에도 안소희가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가슴에 큰 돌을 얹은 듯 답답해졌다.
그는 왜 그녀가 자기를 찌찔하다고 하는지 이유가 궁금했다. 솔직히 자고 싶으면 언제나 같이 잘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건 그녀이지 않나?
어쨋든 그는 그녀 외에 누구와도 잔 적이없다.
안소희는 그게 열일곱 살 때 자신에게 준 선물이었으니까
이제 스물네 살이고, 스물넷에서 결혼 생활인 2년을 빼면 스물둘이고, 스물둘에서 다시 열 일곱을 빼면 5년이다.
나영재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언제부터 같이 잤길래 그렇게 오래 생각을 하는 건지!
“계산하기 그렇게 어려워?” 숨이 조금 거칠어졌다.
갑자기 가까워진 목소리에 안소희는 현실로 돌아왔고, 바로 눈 앞에 커다랗게 보이는 그의 얼굴에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뒤에 테이블이 있어 그녀는 더는 뒤로 물러날 수 없었다.
나영재는 그녀가 자기를 거부했다는 소외감에 마음 속에 뭔지모를 짜증이 솟구쳤다.
안소희도 자신이 그의 장단에 이끌려간다는 걸 눈치채고는 마음을 가다듬고 그에게 대답했다. "내 과거는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었어? 내가 너랑 결혼하고 충실했으면 된 거 아니니?"
"너 충실하긴 했어?" 나영재는 감정을 실어 대답했다.
서도훈이 그녀에게 혼자 자고 싶은지 아니면 그와 자고 싶은지 물었을 때,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백태환과 자고 싶다고 했고 그를 안고 자면 편하다고 했던 걸 그는 잊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결혼하고 2년이 지나도록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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