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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내 외침 소리에도 불구하고 하지훈은 욕실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훈은 욕실 입구에 서서 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창피함과 난처함에 옆으로 고개을 돌렸다. 하지훈이 나를 향해 다가오자 나는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얼굴이 자기도 모르게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훈은 내 앞으로 다가와 웅크리고 앉더니 가볍게 웃었다. “내가 안 들어오면 혼자 기어나갈 생각이야?” 나는 시선을 바닥으로 향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한없이 초라한 내 모습을 떠올리자 괴로움이 몰려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를 바라보던 하지훈은 옅은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안아올렸다. 그는 시선을 내려 붉게 달아오른 내 얼굴을 쳐다보며 웃었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 부끄러워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현재 내 마음속을 가득 채운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초라함이다. 하지훈은 나를 소파에 내려놓은 뒤 욕실 가운을 던져주었다. 나는 황급히 그가 던져준 욕실 가운을 걸쳤지만 얼굴은 아직도 불타는 고구마처럼 뜨거웠다. 몇 초 동안 나를 뚫어져라 직시하던 하지훈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겨우 이런 일로 창피해? 지난번에 돈 빌리러 날 찾아왔을 때는 야한 속옷까지 입었으면서?”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다물었다. 내 모습에 하지훈은 코웃음을 치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이어 그는 작은 탁자 위에 놓인 약을 뜯어 내 발목에 발라주었다. 방금 사 온 것인지 약은 포장지도 뜯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놀란 얼굴로 하지훈을 바라보았다. 이제 보니 하지훈은 떠난 것이 아니라 약을 사러 간 것이다. 하지훈은 내 앞에 웅크려 앉아 내 발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더니 면봉으로 약을 짜내어 부어오른 발목에 세심하게 약을 발라주었다. 발목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손길과 집중한 하지훈의 모습에 나는 한순간 내가 하지훈에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약을 바르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이건 멍이랑 붓기를 가라앉혀주는 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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