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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빠르게 설거지를 끝낸 하지훈은 주방까지 말끔하게 청소하고 손을 씻더니 주방에서 나왔다. 나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떻게 요리를 할 줄 아는 거야? 배웠어?” 하지훈은 눈동자를 들어 나를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대꾸했다. “어릴 때 자주 굶다 보니까 차츰 다 할 줄 알게 되더라고.” 하지훈은 지나가는 말처럼 태연하게 말했지만 나는 마음이 시큰거렸다. 내 기억에 의하면 하지훈의 부모님은 일찍 이혼했고 그의 아버지는 이혼 후 새로운 여자와 결혼했다. 하석훈이 바로 두 사람의 아들로 하씨 가문에서 총애를 받고 있다. 그에 반해 하지훈은 챙겨주는 사람 하나 없이 나쁜 버릇을 가진 불량소년이라고 다들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그 소문 때문에 나는 하지훈을 줄곧 싫어했다. 더군다나 졸업 후, 그런 일이 발생해 하지훈에 대한 나의 편견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이제 보니 하지훈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형편없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가끔 하지훈이 너무할 때도 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가 안타까웠다. 나는 하지훈에게 위로의 의미를 담아 미소 지었다. “넌 대단해. 나 봐, 배가 고파도 누가 먹여주기만 기다리잖아.” 하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했다. “너처럼 부모님들이 애지중지 키운 애들이 굶을 일이 있을 리가 있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꾹 다물었다. 사람을 위로하는데 서툰 나는 괜히 섣부른 위로로 하지훈의 아픈 곳을 찔러 그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까 봐 조용히 있었다. 하지훈은 식탁에 기대어 담배를 피웠고 나는 소파에 앉아 하지훈을 쳐다보았다. 둘 다 입을 다물자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어색해졌다. 몇 분 동안 대치 상황을 견디다 나는 참지 못하고 하지훈에게 물었다. “오늘 밤에는 네 첫사랑한테 안 가?” 내 질문에 하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 일이니까 신경 꺼.” 하지훈의 감정은 롤러코스터처럼 변덕스러웠다. 하지훈은 자신의 일에 신경을 끄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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