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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아영 씨, 정말 아영 씨였네요!” 고청하는 마치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 나를 바라봤다. “뒷모습이 꼭 아영 씨 같더라니 진짜였네요. 근데 왜 혼자 길가에 앉아 있어요?” ‘고청하가 여기에 있다는 건 설마 하지훈도...?’ 역시나 다음 순간 고청하는 내 뒤에서 하지훈을 끌어당겨 데려왔다. “지훈 오빠, 정말 아영 씨야!” 하지훈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듯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고청하는 갑자기 그의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 “아니, 오빠, 그래도 전처인데 인사라도 해.” 고청하의 말에 나는 조금 민망해졌다. 얼른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뜨려고 하던 찰나 하지훈이 고청하에게 말했다. “가자. 너 시간 없다며?” “아이참, 지금 안 급해.” 그러더니 고청하는 갑자기 내 손을 잡고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 제가 한정판 목걸이를 봤는데 지훈 오빠가 그 얘길 듣고는 꼭 사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영 씨도 같이 가요. 마침 그 목걸이 살만한지 좀 봐주세요. 몇십억 하거든요.” 그 말에 나는 가슴 한켠이 다시 아려왔다. 나는 하지훈에게 20억을 빌리기 위해 온갖 애를 쓰며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그런 옷차림으로 그를 기쁘게 하며 그의 모욕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고청하는 단 한마디로 수십억짜리 주얼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고청하와 비교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쓸쓸해졌다. 나는 손을 빼며 담담하게 말했다. “둘이서 가세요. 난 보는 눈이 없어서 도움이 되지 못할 거예요.” 그러자 고청하는 실망한 듯 입술을 오므리더니 내 손에 들린 이력서를 발견하고는 물었다. “어머, 아영 씨, 지금 일자리 찾고 있는 거예요?” 나는 본능적으로 이력서를 뒤로 숨기며 말없이 서 있었다. 그때 하지훈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는 미묘한 조소가 섞여 있었다. 나는 수치심과 열등감이 다시 밀려오는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 하지훈이 나한테 나는 밥 먹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그의 눈에는 내가 쓸모없는 존재라고 했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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