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장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육승현도 별다른 질문 없이 나를 이끌고 아래로 내려갔다.
운경은 정말 추웠다. 나는 속으로 앞으로 다시는 이 도시에 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몸을 웅크리며 입고 있던 패딩을 더욱 꽉 여몄다. 그리고 육승현을 따라 차로 향했다.
육승현이 짐을 차에 싣고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 준비를 했다.
나는 무심코 물었다.
“그 사람들은?”
“지훈이랑 청하는 밥 먹고 바로 공항으로 갔어.”
“아.”
나는 짧게 대답하고 창밖을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차는 약 30분쯤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하지훈과 고청하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육승현이 내게 말했다.
“비행기 탑승까지 아직 한 시간 남았으니까, 앉아서 잠깐 쉬어.”
주변을 둘러보다가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이었다.
“하하하...”
갑자기 뒤에서 낮고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미간을 찌푸리며 뒤돌아보니 곽태준이었다.
그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나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에는 흥미롭다는 듯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육승현이 당황한 듯 물었다.
“너, 저 사람 불렀어?”
“아니.”
“그런데 왜 여기 온 거지?”
“몰라.”
나는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곧 곽태준이 우리 앞에 다가섰다.
육승현은 얼른 웃으며 그에게 인사했다.
“이거 참 우연이네요, 곽 대표님. 출장 가시는 겁니까?”
곽태준은 육승현을 잠시 스치듯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요. 아영 씨를 배웅하러 일부러 온 거죠.”
육승현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약간 빈정대듯 말했다.
“곽 대표님, 우리 도 비서한테 참 각별하시네요.”
“그럼요. 내 눈에 든 여자가 몇이나 되겠어요. 아영 씨는 그중 한 명이라서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경호원 중 한 명에게 손짓했다.
곧 경호원이 정교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들고 다가왔다.
곽태준은 나를 보며 말했다.
“아영 씨, 떠나는 길이 바빠서 미처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네요. 이 로드스타를 받아주세요. 제 작은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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