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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장

며칠 동안의 여러 가지 일들로 내 아기들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강현시에 돌아가면 몰래 병원에 가서 임신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았다. 하지훈도 강현시에 돌아가면 내게 전신 검사를 받자고 하며 왜 아직 임신이 안 되는지 확인해 보자고 했었다. 제발 이번 일을 계기로 하지훈이 우리 사이에 아이를 갖겠다는 생각을 접어주길 바랄 뿐이다. 그러면 병원에 가서 검사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 나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갑자기 차 문이 열렸다. 차가운 바람이 훅 밀려 들어오며 나는 몸을 움츠렸다. 순간 잠이 확 깨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옆을 돌아보려는데 뜨거운 무언가가 내 품에 던져졌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따뜻하게 포장된 음식이었다. 하지훈은 아무 말도 없이 나에게 음식을 던져주고 다시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강가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그는 등을 돌려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가운 분위기 속에 은근한 쓸쓸함이 배어 있는 한지훈의 뒷모습만 보였다. 품에 있는 포장 음식은 참 따뜻했다. 뚜껑을 열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게다가 하지훈이 포장해 온 음식들은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갑자기 마음 한구석에 복잡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사실 하지훈은 언제나 쌀쌀맞게 굴면서도 이런 작은 부분에서는 은근히 잘 챙겨줬다. 그럴 때마다 하지훈도 나를 조금은 좋아하는 게 아닐 까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그가 고청하를 위해 나에게 상처 준 장면들도 함께 떠오르며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훈은 한 번도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해준 적 없는데 나 혼자 추측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그만 생각하고 밥이나 먹어야지. 생각할수록 괜히 내 마음만 아플 테니까. 정말 배가 고팠던 나는 허겁지겁 먹다 보니 어느새 음식을 깨끗이 비워버렸다.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몸도 한결 따뜻해지고 힘도 조금 나는 것 같았다. 차에서 내려 쓰레기를 강가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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