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장
“도아영!”
하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의 얼굴은 구름에 씐 듯 점점 어두워졌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며 차갑게 물었다.
“오늘 누굴 만났고 그 사람들이랑 뭘 했는지 제대로 말해!”
와인에 흠뻑 젖은 잠옷이 하지훈 손에 흐트러져 있었기에 지금 나의 몰골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하지훈은 분명 내가 클럽에서 남자들이랑 정신없이 놀다가 돌아온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의 생각에 난 예전부터 놀기 좋아하는 경망스러운 여자였으니까.
나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쉰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더는 묻지 마.”
화가 치밀어 오른 하지훈이 나를 들어 벽에 눌러 세웠다.
그 순간 하지훈의 시선이 내 발에 집중되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맨발로 서 있는 나를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너?”
그가 내 어깨에서 손을 떼자 나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번에 하지훈은 더는 화를 내지 않고 쓰러지는 나를 품에 안은 채 객실로 들어갔다.
그는 나를 침대에 눕히고 나의 발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럴 만도 하지, 맨발로 먼 길을 걸어온 나의 두발은 피투성이가 된 채 동상 때문에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보기 힘들 정도로 비참했다.
하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주먹을 불끈 쥐고 나의 발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를 향해 큰소리를 질렀다.
“넌 신발도 신지 않고 밖을 돌아다니냐?”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시선이 흐릿한 것 때문인지 하지훈의 눈가가 촉촉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나를 걱정해 줄 리 없었다.
그는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분노는 마치 나를 삼켜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침대에 푹 누워서 짜증을 내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가라고 재촉했잖아. 고청하 씨 약을 사러 가라고... 그래서 미처 신발을 신지 못했어.”
“약을 사 오라고 재촉했다고 그렇게 급하게 뛰쳐나간다고? 평소에는 말을 듣지도 않더니...”
하지훈은 계속해서 나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내가 죽을 만큼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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