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그가 화를 내기 전에 나는 돌아서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된 나는 지금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단숨에 호텔을 뛰쳐나온 나는 밤바람을 맞으며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며 두 팔로 팔짱을 꼭 끼고 아픈 마음을 달랬다.
육승현이 재빨리 쫓아 나와 나를 붙잡고 히죽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영 씨, 가지 마. 할 말이 있으면 차분히 해야지.”
나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물었다.
“하지훈을 일부러 불렀지?”
하지훈은 분명히 태화시에 출장 중인데 내가 이 댄스축제에 참여했다는 걸 일부러 하지훈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을까?
사실 내가 댄스축제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하지훈에게 알려야 하느냐고 떠봤을 때, 나는 그가 하지훈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를 너무 착하게 생각했다.
하긴, 그들처럼 세상이 두렵지 않고 남을 놀리는 걸 재미로 삼는 도련님이 어떻게 정말 나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육승현은 웃으며 부인하지 않았다.
“다들 이렇게 나를 놀리는 게 재밌어?”
“아니야, 아영 씨, 그렇게 말하지 마.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 게다가 6억일 뿐이야. 아영 씨가 지훈이한테 한마디만 하면 되잖아...”
“그만해!”
나는 무뚝뚝하게 말을 끊었다.
“너희 같은 도련님은 아무것도 몰라.”
육승현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무도 모른다니. 난 아는 게 너무 많아.”
한마디도 더 듣고 싶지 않아 나는 빠른 걸음으로 길가에 멈춰 선 택시에 올라탔다.
하지훈이 일부러 27번에 투표하고, 일부러 6억을 잃게 한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예전에 그에게 못되게 굴었으니 내 잘못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동안 그가 괴롭히도록 내버려 두었는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걸까?
내가 힘들게 이번 성대한 축제에 참여한 것은 단지 그 6억이 필요해서였는데 그는 왜 굳이 나를 겨냥해야 하는 걸까?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더 아팠는데 순간 창밖을 내다보는 내 시선이 흐려졌다.
운전사는 갑자기 신호등 길목에서 멈추었다.
“아가씨,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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