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육승현은 혀를 차며 웃었다.
“우리를 너무 인색하게 생각했어. 공동으로 1등 했으면 당연히 둘 다 6억씩 줘야지 나누어 가지는 게 말이 돼?”
육승훈의 말을 들은 후에야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대에 와보니 27번은 한창 관객들과 교류하고 있었다. 요염한 웃음과 애교가 섞인 말투에 관객들은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나는 머쓱하게 옆에 서서 사회자가 빨리 시상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사회자도 곧 무대에 돌아왔고 나와 27번 사이에 서서 웃으며 말했다.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두 선수는 공동 1위를 차지해 서로...”
“잠깐만!”
이때 첼로처럼 낮고 구성진 목소리가 무대 아래에서 갑자기 들려왔는데 나는 마음이 조여지는 것 같았다.
하지훈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나는 의식이 없는 기계처럼 멍하니 무대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마침 커다란 그림자가 뒷줄의 어두운 곳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 남자의 눈빛은 음침했고 사악한 아우라가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물끄러미 하지훈을 쳐다보며 나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이 오싹해졌고 자기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
‘태화시에서 출장 중인데 왜 여기 나타났지? 나에게 관심이 없다면서 왜 왔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지만 결국 모두 두려움으로 변했다.
하지훈은 지금 비즈니스계에서 지위가 비상하며 위압감이 넘쳤다.
그가 입을 열자 장내는 순간 조용해졌다.
2초간 멍해 있던 사회자는 곧 아첨하는 웃음을 지었다.
“하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셨는데 왜 말씀 안 하셨어요? VIP 자리로 모셔야 했는데 저희 불찰입니다.”
하지훈은 말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주시했고 당황해진 나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했는데 손에 땀이 나는 것 같았다.
이때 육승현이 무대 뒤에서 나와 하지훈을 향해 웃었다.
“뭐해? 아직 시상 중이잖아. 시상이 끝난 후 다시 얘기해.”
“시상? 최종 등수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시상이라니?”
하지훈은 가볍게 웃었는데 나는 오히려 더욱 당황해졌다.
육승현이 의문스러워 물었다.
“최종 등수가 결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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