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9장
온몸이 얼어붙은 듯 나는 급히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하지훈이 식당 문 옆에 기대어 무심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매캐한 연기가 공중에 흩어졌다가 차가운 바람에 이내 사라졌다.
그는 아무런 감정 없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지만, 그 눈빛엔 알 수 없는 압박감이 담겨 있어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손잡이에 올렸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택시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죄송해요.”
말을 마친 뒤 나는 그에게 걸어갔다.
하지훈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 깊은 눈빛은 나를 꿰뚫는 듯했다.
나는 그와 눈을 마주치는 걸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내 속마음을 들키는 기분이었으니까.
고개를 숙인 나는 그의 앞에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훈, 아직 안 갔네? 난 다들 간 줄 알았잖아. 또 나만 두고 말이야.”
그러자 그가 차갑게 되물었다.
“아까 택시 기사한테 공항으로 가자고 하던데, 공항에 가서 뭐 하려고? 도망이라도 치려는 거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항상 내 마음을 꿰뚫고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웃었다.
“하 대표, 지금 억측하는 거야? 월급을 2천만 원이나 올려 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뭐하러 도망치겠어.”
“그럼 공항에는...”
“그야 당연히 너희들이 나 혼자 이곳에 버려두고 갔으니까. 난 호텔 이름도 모르는데 어떻게 돌아가. 그래서 혼자 강현으로 돌아가 널 기다리려고 했지.”
“그래?”
하지훈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안 그러면 내가 공항엔 뭐하러 가겠어?”
“하!”
그는 또 코웃음을 쳤다.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그의 웃음소리는 등골이 서늘하게 했다.
한참 후 그가 여유로운 모습으로 내게 말했다.
“고갤 들고 날 봐.”
나는 입술을 틀어 문 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순간 그의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저도 모르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는 가방끈을 꽉 쥐고 마음을 다잡으며 일부러 서운한 투로 말했다.
“네가 오라 해서 따라오긴 했는데,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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