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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장

하지훈이 나를 원망하고 증오하는 있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청하가 방금 내게 했던 말은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훈 같은 남자는 자신의 여자를 그저 한낱 놀이 상대로 여기며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저열한 수단을 써서 이익을 손에 넣는 사람을 혐오하는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결혼한 그 3년 동안 이미 내 가문을 이용해 성공을 향해 달려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내 가문의 인맥을 단 한 번도 쓴 적 없었다. 그랬기에 방금 고청하는 일부러 나를 자극하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나는 순간 마음이 다소 편해졌다. 하지훈과 육승현이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고청하도 따라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배불리 먹은 나는 룸에서 한참 기다렸지만 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지훈이 또 나를 혼자 버리고 간 것은 아닐까 하는 예감이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음식을 테이블 가득 주문해 놓고 결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얼른 몸을 일으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복도를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로비로 와도 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훈과 육승현이 정말로 날 혼자 버리고 간 건 아니겠지?' ‘난 그 호텔 이름도 모른다고. 나더러 어떻게 돌아가라는 거야?' 음식값을 계산하려고 직원에게 다가가자 이미 계산이 끝났다는 대답만 들려왔다. 나는 언제 계산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은 반 시간 전에 계산이 끝났다고 했다. 나는 입술을 틀어 물었다. 화가 나면서도 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그들은 반 시간 전에 이미 이곳을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나를 혼자 이곳에 버려두고. ‘하!' ‘하지훈,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억지로 끌고 와놓고 또 버리고 간다고?' ‘재미 들린 거야, 뭐야?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게 재밌나?' 다시 버림받은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침보다 더 기분이 나빴다. 아침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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