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장
하지만 하지훈은 내 말은 들리지 않은 것처럼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네 생활을 지내고 싶다고? 네가 말하는 생활이 아무 남자나 만나서 사는 거야? 저 남자들과 함께하면서 나는 싫다고? 내가 준 돈이 부족한 거야 아니면 내가 저 남자들보다 부족한 거야?”
“그만해 하지훈. 왜 꼭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나는 슬픈 표정으로 하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재벌가 아가씨였다는 거 나도 인정해. 하지만 우리 가문이 그렇게 되고 나도 내 능력으로 생활해 나가려고 노력했어. 근데 왜 자꾸 나를 남자한테 빌붙어서 사는 여자로만 생각하는 거야? 너한테 나는 그렇게 하찮은 사람이야?”
하지훈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봤다. 깊은 눈동자 안에는 분노와 가소로움,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슬픔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하지훈이 뭐가 슬픈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먼저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준 건 하지훈이니까.
나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훈, 모든 사람이 너처럼 더러운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아까 그 남자는 내 직장동료일 뿐이야. 그리고 자꾸 내 곁의 모든 남자가 나와 부적절한 사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줘. 난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함부로 하는 여자도 아니고 놀기 좋아하는 건 맞지만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야.”
하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까만 눈동자는 시종일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훈이 그렇게 날 쳐다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더는 이런 답답한 기분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힘껏 하지훈의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하지훈은 다시 내 손을 잡았다.
몇 초의 정적이 흐르고 하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 돌아가.”
‘돌아간다고?’
‘그럴 리가!’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는 돌아갈 수 없다.
나는 다시 하지훈의 손을 뿌리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 너랑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야.”
말을 마치고 나는 하지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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