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도! 아! 영!”
역시 하지훈이다. 오싹해서 마치 지옥에서 전해오는 듯한 이 목소리.
하지훈은 이미 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나라는 걸 확신하고 지금 당장 나를 죽여버릴 듯 이를 악물고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숨을 참고 섣불리 전화를 끊지도, 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내가 당황해서 어찌할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강재민이라고 확신했고 갑자기 좋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바로 뛰어가 현관문을 열었다.
역시 강재민이다.
강재민은 나를 보고 멈칫했고 나는 강재민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강재민에게 건네며 전화를 대신 받아달라는 손짓을 했다.
강재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
“누구세요?”
나는 뚫어져라 휴대폰을 바라봤다.
강재민은 다시 한번 물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말씀하세요!”
한참이 지나고 강재민은 휴대폰을 다시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끊은 것 같아요.”
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을 보니 정말 통화가 끊겼다.
아마 하지훈이 남자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착각한 줄 알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나 보다.
나는 강재민에게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강재민은 나를 바라보더니 물었다.
“아까 그 사람은 누구예요? 왜 대신 받아달라고 했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예요.”
나는 웃으며 강재민에게 물었다.
“참, 시간이 늦었는데 무슨 일이에요?”
내 말에 강재민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사과하러 왔어요. 아까 퇴근할 때 내가 너무 흥분했어요. 그렇게 심한 말을 하다니 정말 미안해요.”
“아니에요. 제가 제대로 얘기하지 않은 건 사실인데요.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요. 재민 씨랑 아주머니 두 분 다 정말 좋은 분이세요.”
강재민은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영 씨, 우리 아직 친구 맞죠?”
“당연하죠.”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는 항상 이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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