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전화를 받아보니 아빠의 목소리였다.
아빠는 나한테 잘 보이고 싶은지 말투가 조심스럽기만 했다.
“아영아, 지금 뭐 해? 지훈이랑 함께 있어?”
조심스러운 말투와 하지훈의 언급에 왠지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
“무슨 일인데요?”
“그게 말이야. 아영아, 아빠가 요 며칠 사업을 꾸렸는데 운이 안 좋아서 망해버렸어...”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그래서 또 돈이 필요해요?”
“애도 참. 그게 무슨 말투야. 또 돈이 필요하다니. 아빠는 그저 몇억 원만 손해를 봤을 뿐이야. 빌린 돈이라 갚아야 해서. 지훈이한테...”
“안 돼요!”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울분을 토해냈다.
“왜 자꾸 그러시는 건데요? 도박이 아니면 사업이나 벌리고. 돈 없으면 가만히 계실것이지. 그 큰돈을 제가 어디가서 빌려와요. 저보고 어쩌라고요.”
“말투가 왜 그래? 사업하는 것도 너희를 위해서 더 큰 돈을 벌려고 그런거잖아. 너도 엄마랑 똑같네. 나를 탓하기만 하고. 전에는 내가 도박한다고 뭐라 하더니. 지금은 도박을 끊고 사업을 해도 뭐라고 그러고. 아빠가 돈많은 사람일 때는 그러지 않았잖아. 나락으로 떨어지니까 내가 우스워진 거야. 이제는 내가 싫어? 내가 뭘 해도 싫은 거야?”
“아빠...”
나는 절망하고 말았다.
“사업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돈 없고 경험도 없는데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이 문제잖아요. 가만히 집에 계시면 안 돼요? 저랑 오빠가 아빠를 책임지지 못할 것 같아서 그래요? 왜 자꾸 그러시는데요. 그리고 저희 집이 나락으로 떨어진 이후로 제가 언제 아빠를 싫어했다고 그러세요? 아빠가 도박 때문에 빚을 졌을 때, 매일 밤 걱정되어서 자지도 못하고 울고만 있던 사람이 누군데요. 목숨 걸고 돈을 모아온 사람은 또 누군데요. 아빠는 늘 가족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나이가 얼만데 왜 아직도 어린애처럼 그러는 건데요.”
“그만해! 이런 소리 듣자고 전화한 거 아니야. 내가 지금 갚아야 할 돈은 14억 원이야. 얼마 되지도 않아. 얼른 지훈이한테 빌려봐. 어서.”
매번 하지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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