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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장

난 인상을 찌푸린 채로 몇 걸음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죠?” 이가연은 까치발을 들고 내 뒤를 살피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지훈이 여기 없어?” 난 이가연의 말을 무시했다. 이가연은 날 위아래로 살펴보더니 또다시 냉소를 터뜨렸다. “쯧쯧쯧. 이렇게 입고도 지훈이를 놓치다니. 지훈이가 널 참 많이 원망하나 봐. 역시 그 멍청한 녀석만이 너 같은 여자를 마음에 들어 했지.” 잔뜩 비아냥거리는 그 모습에 난 이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과거 하석훈과 친하게 지내던 시절 하석훈은 날 어머니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이가연이었다. 그 시절 내 가문은 강현시에서도 꽤 유명한 가문이었으며 이가연은 날 끔찍하게 아꼈다.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예쁘다며 늘 칭찬만 했었다. 게다가 제 아들과 결혼한다면 그건 아들의 행운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내 가문이 망하고 권력에 아부하던 이가연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현실적으로 가문이 망한 나에게 선을 긋거나 무시를 할 수 있었지만 대놓고 날 조소할 필요는 없었다. 난 이가연의 비아냥을 무시하고 덤덤하게 물었다. “이 새벽에 무슨 일이시죠?” 이가연은 내 방안을 쭉 훑어보더니 대수롭지 않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씨 저택에 도둑이 들었어. 그래서 아영이 네 몸을 수색해야 할 것 같아.” “몸수색이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날 음해하려는 수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씨 가문 같은 대가문을 누가 감히 도둑질하러 오겠는가? 게다가 하필이면 내가 있는 이 시간에 도둑이라니, 날 음해하는 게 아닐 리가 없었다. 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물건 훔친 적 없어요.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제 몸수색을 하려는 거죠?” 이가연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세상 어느 도둑이 물건을 훔쳤다고 고분고분 말하던가? 물건을 훔치지 않았으면 가만히 몸수색에 협조해. 안 그러면 네가 도둑이 될 테니까.” 난 인상을 찌푸렸다. 끝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인 것 같았다. 만약 내가 계속 협조하지 않는다면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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