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6화 벽보다 두꺼운 낯가죽

'난 손해 볼 거 없어. 이 남자가 어떻게 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윤슬은 이런 수치스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시혁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그저 그녀의 몸이 다시 풀리자, 그는 그제야 한숨 놓았다. 그는 몸을 살짝 움직이더니 여자를 보며 낮게 웃었다. "내가 그랬잖아. 아무 일 없을 거라고. 방금 봤지? 무서워하는 거. 나한테 감히 함부로 못 해." 그러자 윤슬은 입술을 한번 꾹 다물고 그에게 물었다. "우릴 발견하면 그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이미 예상했죠?" 부시혁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윤슬은 순간 의아해했다. "어떻게 알았어요?" 그녀는 너무 궁금했다. 방금 그 두 남녀는 절대로 차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를 것이다. 그들을 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겁을 내면서 바로 영상을 지우고 사과했다. 그 돌변은 확실히 사람을 놀라게 했다. 부시혁은 윤슬의 멍한 표정을 보며 그저 귀엽게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눈에 입을 한번 맞추고 대답했다. "번호판!" "번호판이요?" 윤슬은 살짝 당황했다.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QS 빌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신분이 있다고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일반인들보다 아는 게 많다는 거지. 하이 시의 높은 인물들의 차 번호판이 특별하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마침 네 남자도 큰 인물 중의 하나잖아. 그들이 이 특별한 번호판을 보고 날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안 거지. 그래서 바로 사과한 거고." "그렇구나." 윤슬은 자기 이마를 툭 쳤다. "깜빡했어요." 그녀는 한 번도 자기가 이렇게 겁 없는 짓을 할 거라고 상상 못 했다. 한 남자와 주차장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만약 이전에 누가 그녀한테 이런 얘기를 한다면 그녀는 웃겨서 숨넘어갈지도 몰랐다. 왜냐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건 그녀가 처음으로 이런 어긋난 행동을 한 것이었다. 과거에 그녀라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짜릿하면서도 들킬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밖에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했을 때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