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5화 당연히 네 개 같은 목숨 살려주고 있지

"날 살려주고 있다고?" 남자는 피식 웃으며 여자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위험하지도 않은데 살려줄 게 뭐가 있고?' 여자는 남자의 멍청함에 화가 나서 환장할 것 같았다. "당연히 네 개 같은 목숨 살려주고 있지!" 여자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차 안에 있는 사람이 불쾌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 그러자 남자는 손을 저으며 개의치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두려울 게 뭐가 있다고. 찾아오라고 해. 감히 그러겠어?" 남자는 비웃으며 조수석 쪽의 창문을 쳐다보았다. 윤슬은 마침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또다시 굳어졌다. 그녀는 그 남자가 차 안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시혁이 밖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는 밖에 있는 사람이 똑똑히 보여서 왠지 밖에 있는 사람도 차 안이 보이는 듯했다. 그래서 그녀의 수치심이 순간 치밀어올랐다. 윤슬이 긴장하자 부시혁은 더욱 괴로웠다. 그녀가 힘을 풀면서 그도 조금 좋아졌는데 밖에 있는 사람이 가까이 오자 그녀는 놀라서 또 힘을 주었다. 그에 부시혁은 고통을 느꼈다. '저 두 사람,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음침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밖에 있는 두 남녀를 주시했다. 차와 제일 가까이 있던 남자는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다. 왜 누가 날 노려보는 것 같지? 착각인가?' 여자는 아무 감각이 없었다. 하지만 남자가 차 안에 있는 사람을 도발하는 말에 그녀는 또 한 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참았다. 그리고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마음속의 두려움을 억누르며 손을 내밀어 남자의 귀를 잡아당겼다. "두 눈 뜨고 똑바로 봐. 내가 도대체 널 살리는 게 맞는지 아닌지! 죽고 싶은 거면 나까지 끌어들이지 마!" 여자는 이렇게 말하며 남자의 귀를 잡고 마이바흐 뒤로 끌고 갔다. 남자는 아파서 몸부림을 치며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