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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내가 싫어진 거야?

고유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실렸지만 일부러 당황한 척 변명했다. “미영 씨,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전...” “닥쳐!” 이미영이 코웃음을 쳤다. “고유나, 내가 이대로 넘어갈 것 같아? 나 혼자 죽을 것 같냐고! 두고 봐!” 말을 마친 이미영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미 어두워진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는 고유나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오늘 뉴스를 확인하고 나서 이미영의 집안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잘못을 그녀에게로 돌릴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비록 가세가 기울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국회의원까지 했던 집안이다. 혹시나 불똥이 그녀를 넘어 아버지한테까지 튄다면... 고유나는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입술을 악물고 자신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 순간 눈물이 흘러나온 고유나는 바로 FS 그룹으로 향했다. FS 그룹 임직원들 모두 고유나의 얼굴을 알고 있는지라 딱히 그녀의 앞을 막지 않았다. 고유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대표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시혁아...” 성준영과 일 얘기를 하고 있던 부시혁은 울먹거리는 고유나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유나 씨, 왜 그러세요?” 왜 그러냐는 말과 달리 성준영의 입가에는 흥미로운 미소가 걸렸다. 하지만 고유나는 성준영의 질문은 무시하고 부시혁만 바라볼 뿐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파일을 내려놓은 부시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나야, 너 왜 그래?” 부시혁의 질문에 고유나는 바로 부시혁의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어색하게 허공에 뜬 부시혁의 두 팔은 결국 고유나의 등과 어깨를 토닥이기 시작했다. “일단 나가봐.” 부시혁이 성준영에게 말했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유나를 바라보던 부시혁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결국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과 두 사람만 남게되자 고유나가 고개를 들었다. “미영 씨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알고 있지? 그런데 미영 씨가 이게 다 내 탓이래. 이대로 가만히 안 있을 거래... 난 슬이한테 그러라고 시킨 적 없거든? 그런데 왜 다 내 탓으로 돌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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