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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형수님 말은 잘 듣기

부민혁은 그동안 모은 용돈으로 성준영, 윤슬에게 저녁 식사까지 대접한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이미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지만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국가대표로 발탁될 때까지 형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성준영, 윤슬과 약속까지 끝낸 상태. 국가대표로 발탁되면 아무리 부시혁이라고 해도 허락할 수밖에 없겠지.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빌 생각에 부민혁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거실로 향한 부민혁은 홈웨어로 갈아입은 채 소파에 기대어 있는 부시혁을 발견하고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혀, 형.” 잔뜩 당황한 부민혁이 말을 더듬었다.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유나 누나 입원했다며? 안 가봐도 돼?” 부시혁은 부민혁을 힐끗 바라보더니 물었다. “밥은?” “먹었어.” “이리 와봐.” 부민혁은 담뱃재를 재떨이에 털어낸 뒤 말했다. “우리 얘기 좀 하자.” 순간 부민혁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유나 누나... 설마 그 새를 못 참고 형한테 이른 건가? 부민혁은 책가방을 꼭 안은 채 소파 끝에 걸터앉았다. “형, 내가 잘못했어... 그게...” 이건 어디까지나 그의 일이니 부민혁에게 혼이 나는 한이 있어도 모든 걸 스스로 안고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 부민혁이 눈을 질끈 감았다. “농구... 하고 싶으면 해.” 부시혁의 말에 동생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닐까 멍하니 형의 얼굴을 바라보던 부민혁이 되물었다. “형... 지금 뭐라고 했어? 농구... 해도 된다고?” “그래.” 부시혁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래. 농구든 뭐든 좋으니까 넌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 어머니한테는 내가 잘 말씀드릴 테니까.” 사실 방금 전, 집으로 돌아온 부시혁은 성준영이 보낸 영상을 보며 윤슬의 말을 다시 되새겨 보았다. 그는 장남으로서 학업을 채 마치지 않았을 때부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재능도 있었고 딱히 반감도 없었기에 자연스레 지금 상태가 되었지만 부시혁은 그와 달랐다. 수학은 질색인데다 공부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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