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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미스터리한 남자

요즘 고유정의 일로 바쁘게 보내다보니 정말 까맣게 잊고 있던 윤슬이었다. 부시혁이 말해 주지 않았으면 인사도 못 드렸겠네. “알겠어요. 갈게요.” 윤슬이 흔쾌히 승낙하니 부시혁의 눈동자에 기쁨이 서렸다. “그래. 오늘 밤 바로 초대장 보내줄게.” “그래요. 그럼 끊을게요.” 말을 마친 윤슬이 바로 장정숙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휴대폰을 든 아주머니가 물었다. “더 하실 말씀 없으세요?” “딱히 할 말도 없는데요 뭐.” 윤슬이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단호한 윤슬의 말투에 장정숙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휴대폰 액정을 힐끗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그럼 끊을게요.” 윤슬에게 하는 말인 듯했지만 사실은 부시혁에게 건네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필요한 용건만 끝내고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리려는 윤슬의 모습에 부시혁은 착잡해졌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핑계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나랑은... 대화도 나누고 싶지 않은 건가? “알겠습니다. 끊죠.” 한숨을 내쉰 부시혁이 장정숙에게 말했다. 저녁쯤, FS그룹의 직원이 직접 초대장을 윤슬에게 전달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윤슬을 대신 장정숙이 초대장의 내용을 읽어주었다. 잔치가 열리는 장소와 시간이 적힌 평범한 초대장이었다. 할머님의 팔순 잔치는 보름 뒤... 그전에는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거야. 그 뒤에 드레스를 고르고 할머님 선물을 골라도 되겠지. 윤슬은 이렇게 생각하며 장정숙더러 초대장을 서랍장에 넣으라 분부했다. 다음 날, 윤슬은 장정숙의 도움을 받아 세수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위해 식탁으로 걸음을 옮겼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리고 우유를 따르던 장정숙이 현관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제가 가볼게요.” “네.” 고개를 끄덕인 윤슬이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물었다. 앞치마로 손을 닦은 장정숙이 문을 열자 문 밖에 서 있던 유신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누구예요?” “전 윤슬 대표님 간병인 겸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장정숙이라고 합니다. 오신 분은 누구시죠?” “유신우라고 합니다.” “아, 유신우 씨시군요.” 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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