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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팔순 잔치

수화기 저편의 있는 누군가가 알겠다고 했는지 그제야 임이한은 만족스럽다는 듯 전화를 끊었다. 고도식... 지금 무슨 수를 써서든 신장 두 개를 동시에 이식받으려고 하고 있겠지. 하지만 이걸 어쩌나? 당신한테는 두 개가 아니라 한 개도 아깝거든. 기증자도 좋은 사람에게 장기가 이식되길 바랄 거야. 당신 같은 쓰레기가 아니라. 한편, 처방약을 받은 고도식 부부가 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문이 닫히고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에 왠지 숨까지 가빠지는 분위기였다. 고개를 푹 숙인 고도식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꽉 쥔 주먹만 봐도 기분이 얼마나 엉망인지 짐작이 갔고 그의 아내인 채연희는 입을 틀어막은 채 조용히 훌쩍이고 있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이이가 신부전이라니... “여보...” 채연희가 붉어진 눈시울로 고개를 돌렸다. 주먹을 폈다 잡았다 폈다 잡았다를 반복하던 고도식이 겨우 이성을 되찾은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해. 울지 마. 나 괜찬아.” “뭐가 괜찮다는 거예요. 의사 말 못 들었어요? 당신 죽는다잖아요!” 채연희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채연희는 결혼 전에는 아버지에게, 결혼 뒤에는 남편에게 그렇게 평생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터라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그런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눈앞이 캄캄해졌다. 죽는다... 죽음이라는 단어에 고도식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수없이 많은 죽음을 보고 들었고 나이가 들면서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겠지라는 생각도 했지만 정작 죽음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니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 세상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게다가 고도식처럼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이 좋은 세상 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지사. 기술직 직원, 윤강호를 죽음으로 몰아갔을 때도 단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던 고도식, 이처럼 타인의 죽음에는 무감각했던 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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